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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팀 호이트. 아버지인 딕 호이트와 아들 릭 호이트로 구성되어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해오고 있는 팀의 이름.
이들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몇 년 전 이전 회사에서 참가했던 교육에서였다.
교육 진행자가 틀어준 동영상에는 You Raise Me Up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장애를 가진 몸으로 휠체어 혹은 고무보트에 몸을 누인 아들 릭 호이트와 그런 아들을 밀거나 끌면서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혹은 수영을 하는 초로의 아버지, 딕 호이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불편하게 삶을 사는 사람들을 향한 안타까움을 담은 눈물이라기 보다는(난 이런 눈물이 죄스럽다!) 존경스러운 이를 바라보며 흘리는 감동의 눈물을 말이다.
이들 부자의 이야기가 『나는 아버지입니다(Devoted)』라는 제목의 책으로 탄생했다. 책의 앞 표지에 쓰여진 문구, "아버지는 단지 내 팔과 다리 역할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내 영감의 원천이고 내가 인생을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 또한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그 따뜻한 온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 마음에 와 닿는다.
목에 탯줄이 감긴 채 태어나 뇌성마비와 경련성 전신마비를 겪는 아들 릭 호이트를 두고 주변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부모는 그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비록 신체의 장애는 있지만 자신의 아이가 여느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커 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또 아들에게 그렇게 커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젊은 엄마, 아빠의 모습에, 그리고 "전 아빠와 달리고 싶어요."라는 아들의 말에 운동이라고는 접고 살았던 비대해진 몸을 가진 중년의 아빠가 아들을 태운 휠체어를 밀고 마라톤 출발선에 선 모습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인가-.'
1977년 10월 22일. 지미 바나코스(경기 중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웨스트필드 주립대학의 운동선수) 자선 달리기 대회를 시작으로 함께 달리기 시작한 호이트 부자. 이들은 그 날 이후 오늘날까지 서로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끌어주면서 달리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이들은 팀 호이트(Team Hoyt)라는 자선단체를 만들어 강연을 하고 각종 기금 모금 행사를 진행 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금전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팀 호이트(Team Hoyt): http://www.teamhoyt.com/
'어려움'은 있지만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헌신적인 부정을 보여준 아버지, 딕 호이트와 그로 하여금 70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수영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아들, 릭 호이트. 그리고 이들 부자가 다른 걱정 없이 꾸준히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 준 가족(부인 주디 라이턴과 릭의 두 동생, 롭 호이트와 러스 호이트)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또 존경스럽다.
"저는 자식들에게 해줄 말이 있어요. 부모님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혹시 장애가 있다면 부모님과 의사, 치료 전문가들과 협력하라고 당부하고 싶고요. 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해요. 하지만 한계를 규정짓는 어떤 말에도 귀 기울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싶고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리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게 하나 있어요. 그것은 바로 "그래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Yes, You Can!)"라는 말이예요. 아버지는 제게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로 이 말을 믿도록 가르쳐 주셨어요."
-릭 호이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