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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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네번째 가족의 이름은 '치비'였습니다."

 

 

70세 아버지 사와무라 시로, 69세 어머니 사와무라 노리에, 40세 딸 사와무라 히토미 총 3인 가족이 사는 보통의 매일에 대한 이야기!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감동을 여러분도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일본의 주택이 그려진 투명책갈피와 함께 하니 더욱 즐거운 독서시간♡
이건 꼭 가져야해!

 

 

 

 

 

 

 

 

아직까지 스마트폰으로 카톡밖에 쓸 줄 모르는 우리 엄마가 생각납니다. 이제는 이모티콘도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 전송도 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뱅킹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것들을 할 줄 몰라 불편함을 겪고 있는 엄마. 가르쳐드리려 해도 한사코 사양하시는 엄마지만 어쨌거나 내가 곁에 있다면 대신 해줄 수 있는 부분이지요. 그래서 부모님과 사는 40세 딸 히토미 씨가 부럽습니다. 곁에서 무엇이든 챙겨드릴 수 있을테니까요. 저도 지금은 따로 살고 있지만 꼭 늦기 전에 다시 부모님과 살고 싶네요. 사와무라 씨 댁처럼.

 

 

 

 

길가다 뒷모습이 아빠와 똑닮은 분을 보고 아빠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을 때. 아빠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 드는 생각은 바로 '우리 아빠는 훨씬 젊다고 생각했는데.'입니다. 아빠라 착각한 그 분은 좀더 머리가 희거나 어깨가 굽었다고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노리에 씨의 말이 더 찡합니다. 나이를 먹으니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보인다는 그런 ㅜㅜ...

 

 

 

 

저도 벌써 30대로, 히토미 씨처럼 가끔 스스로가 늙어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히토미 씨는 평범한 생각도 엄마를 떠올리며 하는군요. 내일은 엄마에게 전화해서 엄마가 듣기에 '아이 목소리'인 제 목소리를 들려드려야겠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이별하는 상상을 하고 괜히 불안하고 우울해했던 적이 있을 겁니다. 사와무라 씨 댁처럼 평균 연령이 60세쯤 되는 가족이라면 나의 상상에서 그치지 않고 부모님이 먼저 오래 살 수 있을지 없을지라며 듣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은 그 이야기를 해버리곤 하는 상황이 오겠죠. 부모님에게 나는 평생 어린 애일뿐인데... 엄마, 아빠. 그런 슬픈 말은 하지 말아요.....

 

 

 

 

 

 

'치비'는 히토미 씨가 어렸을 적부터 키웠던 개입니다. 히토미 씨가 벌써 40세이니 치비는 지금 곁에 없지요. 치비가 떠난 것도 슬픈데 사와무라 씨 부부는 더 슬픈 말을 하네요. 그런데 이 다음 컷에서 히토미 씨가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과 사니 키워도 되겠다고 합니다 ㅋㅋㅋ 슬픈 이야기도 덤덤하게 하다가 끝은 항상 유쾌하게 마무리하는 사와무라 씨 가족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결혼하지 않고 엄마 아빠와 살까봐요.)

 

 

 

 

 

 

 

마스다 미리 작가는 정말 천재인 것 같습니다. 살아온 모든 일상에서 이렇게 폭풍공감되는 이야기를 콕콕 집어내니까요. 처음부터 엄마에 대해 조금만 더 깊게 생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스케줄 수첩같은 작은 거에도 좋아하는 엄마인데요. 어렸을 땐 어려서 깊은 생각을 못했고, 나이 들어선 나 사는 게 바빠 세심하지 못했던 탓에 엄마를 외롭게 만든 것 같아 후회됩니다. '딸은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존재야'라며 나름 살가운 딸이라 생각했는데 독립 이후로 제대로 엄마 생신을 챙긴 적도, 필요한 물건이 뭐가 있는지도, 결혼기념일도, 건강이 어떤지도 관심 가지지 못했던 게 참 마음 아픕니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바뀌어야할 것 같아요.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우리 엄만 요리를 참 잘하는데, 점점 음식을 짜게 만드는 엄마를 보며 엄마가 나이 드는 게 싫어서 더 뭐라고 했었던 적이 있지요. 엄마도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그럴려고 그런 게 아닐텐데 말이에요. 이제부턴 제가 더 많이많이 요리해드릴래요. 엄마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책에 대한 감상을 쓰다보니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 엄마에 비해 친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약간 고지식한 면이 있는 아빠는 묵묵하게 열심히 일해오고 계시는데 언젠가부턴 힘들단 이야기도 하십니다. 저는 첫째 딸로 태어나 엄마아빠의 사랑을 동생들보다도 많이 받고 자라 아빠와도 살가운 편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 것 같습니다. 이 사랑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요?

 

보통의 매일이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를 읽으며 가족과 행복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와무라 시로 씨에게서 아빠를, 노리에 씨에게서 엄마를, 히토미 씨에게서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치비에게서 우리집 강아지 구슬이를 떠올렸죠. 벌써 구슬이도 우리집 식구가 된 지 4년이 되었어요. 저는 따로 살면서도 구슬이와의 이별을 상상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어요. 엄마, 아빠, 동생, 구슬이 모두와 이별하는 날이 오는 게 너무 두려워요. 하지만 두려움에 갇혀 눈물만 짓고 있어선 안되겠죠. 더 많이 사랑하고, 행복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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