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내 친구가 죽었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서. 그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우린 그저 평범한 16살이었다.


 
최근 호평을 받으며 관객을 몰았던 영화 ‘미쓰백’처럼 아동학대를 소재로 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인권과 인종차별에 대한 소설이었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차마 진부하단 말을 내뱉기가 조심스러운데요. (요즘 언어를 빌려다 쓰자면 솔까말, 너무 인쓰로 보일까 두렵달까...) 민감한만큼 자주 다뤄지는 소재잖아요. 사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그리 큰 기대가 되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아마존 1위, 영화화가 되었다는 팩트가 있으니까 믿고 보기 시작했죠.  
 
평소 흑인들의 인권 운동을 잘 몰랐습니다. 크게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으레 나와는 거리가 먼 역사적인 일로만 여겨 왔지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저는 부끄러웠고, 슬펐습니다. 만약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의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를 나처럼 남 얘기로만 생각하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더라면 그 당사자들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에요. 저는 차별받던 흑인들의 심정을 ‘같은 사람으로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막연하게 힘들었겠다, 안쓰럽다는 생각은 줄곧 해왔지만, 소설 속 어린 주인공이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하니 정말 이런 식의 고통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흑인 사망자의 명단과 사유가 적힌 페이지를 보았을 땐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자는 참 섬세하게 주인공의 심경을 서술했어요. 마치 제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그런 사고를 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빠져 들었습니다. 저는 어느새 16세 ‘스타’가 되어 있었어요. 성인들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참 유익한 소설이네요.
 
이 소설은 대놓고 ‘흑인이기 때문에 죽었다’는 말을 하진 않습니다. 스타의 남자친구인 백인 ‘크리스’가 흑인들이 살던 빈민촌을 겪고 나서, 또 스타의 친구들이 백인에게 살해된 사건들을 알고 나서도 스타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았던 것은 이야기 전개와 결론에 있어 필요한 설정이었겠지만 살짝 '이런 일이 현실에서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요. 그래도 우울하기만한 작품보다는 어느 정도의 ‘사이다’를 주는 작품이 더 좋으니까. 영화도 참 기대됩니다.

 

 


 

캘리그라피로 읽는 책속 한줄♥

 

 

 

 

당신이 아이들에게 심어준 분노가 모두를 망가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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