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일러스토리 1 -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인문학 일러스토리 1
곽동훈 지음, 신동민 그림 / 지오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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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쉽고 유머러스하고 친절하게 씌어진 그리스 인문학안내서입니다.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작가의 문체가 컴팩트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이라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의외로 정보량이 꽤 많아요.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가 촌철살인! 정말 배꼽을 쥐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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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프락치사건의 재발견 1
김정기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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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6월, 이승만정권이 제헌국회의원 15명을 남로당프락치라며 구속, 고문, 유죄판결을 내린 사건. 그레고리 핸더슨은 국회프락치사건 당시 공판정 기록을 두 한국인에게 낱낱이 기록토록 하여 잔혹한 수사의 실상, 엉터리 재판절차, 피고의 무고함을 알리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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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제국 비사
프로코피우스 지음, 곽동훈 옮김 / 들메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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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에는 정사와 야사가 있다. 국가의 감독 하에 편찬된 정사는 공신력이 있지만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야사는 개인이 쓴 것이라 공신력은 좀 떨어지지만 정사에서 누락된 정보와 다양한 견해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보통 권력의 눈에 든 사람이 정사를 기록하고, 권력의 눈 밖에 난 사람이 야사를 쓰는 일이 많다.   


그런데, 한 나라의 공식 역사를 기록하던 궁정역사가가 후세에 남기기 위해 남몰래 야사를 썼다면? 굉장히 드문 경우인데, 비잔틴 제국의 역사가 프로코피우스가 실제로 그리했다. 그는 이 책에서 동로마제국의 중흥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와 테오도라 황후의 잔혹한 실상을 작심하고 폭로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관이기도 했고 제국의 영토 확장에 큰 공을 세운 벨리사리우스 장군 부부의 눈뜨고는 못 볼 우행(愚行)도 덤으로 까발린다. 대놓고 썼다가는 밀정들에 의해 '참혹한 죽음'을 당했을 것이기에 책은 황제가 죽고 난 뒤에야 발간되었다.  


책을 쓰게 된 사연도 놀랍지만 서술방식도 남다르다. 프로코피우스는 역사 교과서 쓰듯이 무미건조하게 사건을 나열하지 않는다. 서술방식은 소설처럼 다채롭고 사례는 풍부하며 묘사는 뜨겁고 생생하다. 매 문장마다 황제 부부에 대한 끓어오르는 증오심과 환멸감, 망조가 든 나라에 대한 비분강개와 한탄이 묻어난다. 가히 비잔틴 판 시일야방성대곡이라 할 만하다. 벨리사리우스의 아내 안토니나의 문란한 사생활과 교활함을 소개하는 에피소드들은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하고, 황후 테오도라의 음란함과 탐욕과 권모술수를 묘사하는 일화들은 19금 영화 저리가라다.  


특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열거하기도 힘든 폭정과 실정을 다루는 에피소드는 최근 몇 년간 이 나라 집권층의 정치 행태와 놀랍도록 흡사하다. 예를들어 선대 황제가 차곡차곡 모아놓은 국부를 대형 건설사업과 전시행정으로 탕진하기, 과거의 합리적이었던 법률, 조세, 행정 체계를 부정부패로 망가뜨리기. 서민을 위한 각종 복지제도를 무너뜨려 빈익빈부익부를 극대화하기, 뇌물수수와 이권 나눠먹기로 천문학적인 사재를 축적하기. 반대파에게 이단, 남색,이교도 딱지를 붙여 마녀사냥하고 탄압하기, 고위직과 법률가들의 극심한 타락상, 아첨꾼과 측근들에게 각종 독점권을 몰아주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기. 치솟는 물가와 과도한 세금으로 가난한 자들을 쥐어짜는 방법..등등...


그런데 유스티니아누스가 권좌에 있던 기간은 38년이나 되었다.황제부부는 ‘니카의 반란’ 때 자국민 3만 명을 학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폭정의 시대를 숨죽여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각이 여삼추일진대 무려 38년이라니...거의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치욕의 세월을 운명처럼 견디며 공식석상에서는 황제의 치적을 묵묵히 기록했지만, <비사>를 숨겨 놓고 황제가 죽기만을 학수고대했을 노(老 )역사가의 처지가 생각할수록 애잔하다.


책의 서문에서 프로코피우스는 '후일 전제군주로부터 고통을 겪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 역시 자신들만이 악행의 희생자가 아님을 알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고 썼다. 졸지에 군주독재국가의 신민이 되어 고통받는 이땅의 민초들에게도 큰 공감과 위로가 될 역사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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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2-01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제국쇠망사나 비잔티움연대기에 일부 언급된 프로코피우스의 `비사`의 일부 내용은 실로 놀랍도록 해괴하고 망측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프로코피우스가 비사에서 폭정으로 묘사했던 유스티니아누스 시대는 어쨋든 비잔틴 제국사에 있어 나름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프로코피우스 본인도 오랜 유스티니아누스 제위 동안에 권력의 핵심에서 제국 운영에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황제 면전에서는 교언영색하며 황제를 찬양하는 역사를 썻던 자가 뒤로는 이런 엄청난 `비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 어째 영 마음에 썩 들지는 않습니다.

쇠망사나 연대기에 언급된 테오도라의 음란 무도 난행 등의 내용은 사실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도 많다는 생각이며 프로코피우스의 개인적인 감정이 여과없이 섞였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잔티움 연대기를 읽으면서 제일 이해할 수 없었던 인물은 희대의 전쟁 영웅인 벨리사리우스가 왜 아내에게는 그렇게도 무력했는가 하는 점인데요... 비사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쨋든 유스티니아누스 시절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대였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세드나 2015-12-0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고맙습니다.^^프로코피우스가 비사를 쓰게 된 과정은 영역자 리처드 앳워터가 서문에서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사>의 서문에서 저자인 프로코피우스도 자신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와 고민을 아주 진솔하게 적고 있죠. 두 서문을 참조하면 정사와 야사를 함께 쓴 이 역사가의 아이러니가 이해되시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서평에서 잘못 쓴 부분이 있는데요, <비사>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죽고 100여년간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바티칸의 사서가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여 1623년에 처음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생전에 출간되지 못한 것은 확실하나, 프로코피우스가 황제보다 더 오래살았는지 프로코피우스 생전에 책이 출간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하네요.

하여튼, 비잔틴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면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번역도 아주 매끄럽고, 250페이지 밖에 안되서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고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