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책을 읽다보면 한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것을 장으로 나누기도 하고, 또는 소제목으로 분류를 해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걸(한숨 쉬어가기)를 기대한다면 이 책을 읽어낼 수 없다. 한치도 봐주지 않고, 책 밑의 뒤따라온 말 그대로 '닦지는 써댔기' 때문인다.책을 펼쳐들고, 여느 책이나 다 가지고 있을 [책머리에]나 [차례]등은 있지도 않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설랑은 짧지도 않았고, 평범 하지도 않았을 작가의 인생을 맛보게 된다. 드문드문 그의 글안에 우리가 소설로 접했던 부분들이 나와서 반가운 맘에 나도 모르게, 그 지나간 인생에 손을 흔들어 반감움을 표현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계획하지 않고 작가수업을 했기 때문에 그의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이 즐거운 모냥이다. 부록으로 첨부되었던 대본을 보고선 적지 않은 대본은 이미 접해본 본인은 이것이 바로 그 '부조리극'이던가? 하는 의문과 주제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정전] 편에서는 이미 뉴욕 3부작에서의 형식을 만날 수 있어서 조금 안도의 한숨까지 쉬었다면..대본을 만났을 떄의 황당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