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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민들레 선생님 - 눈높이 어린이 문고 71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71
미야가와 히로 지음, 하세가와 도모코 그림, 김웅기.이정화 외 옮김 / 대교출판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 아이들의 한가운데에서 유독 한 명의 아이를 끌어안고 있는 온화한 표정의 선생님 모습...바로 '있잖아요, 민들레 선생님'의 표지에 있는 우에다 후미오 선생님이다.
가정의 모습이 변하고, 사회의 모습이 변하고...점점 삭막하고 거친 모습으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방치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늘 수밖에 없다.
요즘은 어느 반에서든 손쉽게 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코우스케의 모습을 쉽게 현실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의 코우스케를 만났을 때의 우리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도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아이들의 일기장 내용처럼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아이들은 당연스레 코우스케를 따돌릴 것이고, 부모들은 코우스케가 자신의 아이에게 피해를 입힐까 염려하며 좋지 않은 심경을 드러낼 것이고, 선생님도 편안치 않은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당연한 것처럼 코우스케의 모습을 닮은 아이도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나는 어떻게 했던가? 첫만남에서부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써가며 아이를 자기식대로 바꾸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해버린 적이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해주었다.
"무작정 아이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모두의 품으로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반 아이들의 화합과 도움으로 친구를 교화시킨다는 이야기다.
우에다 후미오 선생님은 첫만남에서 아이들에게 민들레를 그려 보여주고, 실제 민들레의 뿌리도 보여준다. 길게 자란 민들레의 뿌리처럼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서로를 지켜주는 깊은 뿌리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발상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선생님의 노력으로 그 반은 코우스케와 함께 깊은 뿌리를 내리는 반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진심으로 아이를 염려하고 사랑한다면 마음은 통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