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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마리 고양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
완다 가그 글 그림,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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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수백만 마리, 수억 마리...이렇게 반복해서 고양이의 수를 세어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숫자 공부가 되지요. 어렸을 때, 우리가 가장 크게 생각했던 숫자는 고작 백이나 천을 넘지 못했지만 <백만마리 고양이>를 소리내어 읽어가다보면 아이들이 알지 못했던 수 개념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지요. 호기심 강한 아이들이라면 분명 이렇게 물어보겠지요?

- 수백만 마리는 어느 정도예요? 수억 마리는요? 함께 책을 읽던 엄마나 아빠, 형이나 누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귀여운 꼬마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그림속 고양이를 한마리씩 짚어가면서 세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백만마리 고양이>가 주는 감동은 아마도 마지막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편견이 없고 마음씨 고운 할아버지 눈에는 모두 예쁘게 보였을 그 많은 고양이들이 결국은 서로 잘났다고 싸우다 다 잡아먹히고 말았을때 오직 한마리만 살아남을 수 있었답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아기 고양이는 스스로 예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난 척도 하지 않고 얌전히 있다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행운을 얻게 되지요.

새끼 고양이가 날마다 사랑이 담긴 우유를 듬뿍 먹고 살이 포동포동 오르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아이들의 눈에도 얼마나 감동적으로 비춰질까요? 그때, 사랑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너도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이렇게 예쁘게 잘 자라고 있는거야.'라고 말하며 꼭 껴안아 준다면 아이는 정말 행복해질거예요.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수백만 마리, 수억 마리 고양이들 중에서 가장 예쁘고 행복한 고양이가 된 새끼고양이처럼 말이지요.

오히려 단순한 그림속에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이 책은 자연스럽게 수 개념과 사랑을 일깨워주는 참으로 유익하고 재밌는 그림책입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답니다. 한 번 읽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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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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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장마가 일찍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강우량도 예년보다 많을 것이라는 이래저래 반갑잖은 소식입니다. 아직 돌도 안 된 아기와 습하고 무더운 첫여름을 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늘 오늘처럼만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런 제게도 비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책 속의 깜찍한 주인공 단이처럼 처음으로 내 우산, 내 장화를 가지게 되었던 날이지요. 삼촌에게 우산을 선물받고 자전거 소리에도 비가 내리는가 싶어 뛰쳐나가는 귀여운 단이의 모습에서 어린시절의 제모습을 발견하곤 살며시 웃음이 납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내리던 날, 단이는 드디어 우산을 활짝 펴고 비가 내리는 세상밖으로 나갑니다. 물론 저도 그랬었지요. 자랑하고 싶고 너무 좋아서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온동네를 돌아다녔답니다. 단이처럼 말예요. 이 그림책을 읽고 있으면 누구나 단이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그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흐뭇해질 것 같습니다.

단이는 비를 맞고 있는 불쌍한 고양이에게도 길가의 민들레에게도 원래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 자동차, 심지어 신호등에게까지 우산을 쓰라고 하지요.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으로 이 책이 개인적으로 맘에 쏙 드는 부분이랍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을 올려다본 단이의 눈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산을 발견하게 되지요.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작은 수수께끼로 남겨두겠습니다. 비 그친 뒤, 하늘에 걸려있는 알록달록 예쁜 우산. 모두 눈치 채셨지요? <야, 비 온다>는 한마디로 동심을 콕 꼬집은 책입니다. 아기가 좀더 자라면 비내리는 날 커다란 우산 속에서 꼭 함께 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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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어서 슬펐니?
김미경 외 열 명의 엄마들 지음 / 이프(if)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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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업주부이다. 솔직히 직장인 엄마들의 고충을 짐작은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나로서는 뼛속까지 이해한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 내게 <엄마 없어서 슬펐니>는 직장인 엄마들의 어려움을 훨씬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물론 전업주부라고 쉬운 일은 아니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전업주부는 온종일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 바로 직장인 엄마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일이다. 하루종일 아이와 떨어져 있다가 저녁 무렵 잠시 만나는 엄마들. 그것조차 여의치 않아서 한달에 겨우 서너 번 만나는 엄마들도 있다니 이산가족이 따로 없다. 무엇보다 아이를 제 손으로 기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엄마 없어서 슬펐니>의 엄마들도 여느 직장인 엄마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어설프게 충고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삶을 풀어놓기만 하는데도 구석구석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엄마의 자리란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된 자리라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얼마전, 돌쟁이를 떼놓고 일을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는 친구는 일을 그만 둘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 친구가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너무나 잘 아는 나로서는 쉽게 그만 두라고 말해 줄 수 없었다. 가끔은 '나도 집에서 애만 키우면 둘 셋도 거저 키우겠다'는 말로 날 서운하게도 하지만 오랜만에 먼저 전화해서 만나면 이 책이라도 건네줘야겠다.

<엄마 없어서 슬펐니>는 일과 아이 사이에서 끝없이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반가운 책이다. 앞으로 전업주부를 위한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 제목은 이 정도로 하면 어떨까.- 엄마 있어도 슬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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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
박혜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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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란 표제를 보고 단번에 '그래 맞아'하고 수긍할 수 없었다. 말이 그렇지 어떻게 아이들이 그냥 자란단 말인가. 아이들이란 반듯한 정원수처럼 늘 신경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아무렇게나 뻗어나가는 잡초처럼 쓸모없어질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었다.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는 잡초의 자유로움과 싱싱함은 미처 보지 못한 채.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비로서 책 제목에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란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아름답고 씩씩하게 잘 자라날 것을 바라봐 주고 믿어주는 일이다. 나는 저자의 말에 거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바라본 나는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을 했던 것일까. 도대체 나는 아이들을 교육시킬 충분한 자질이 되어 있었던가. 단지 내가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워야한다고 생각했으니.

여성학자 박혜란.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세 아이 모두 일류대학에 들어가면서 모든 엄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출판사로부터 끊임없이 육아서를 쓸 것을 제안 받았다고 한다. 어쨌든 아이들을 일류대학에 보낸 엄마와 훌륭한 엄마를 동일시하는 데는 나도 반대이지만 이 일을 계기로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란 육아철학을 배울 수 있었으니 나로서는 정말 다행이랄 수 밖에.

먼저 저자의 담백하고 꾸밈없는 글맛에 무척 신뢰가 갔다. 은근히 아들 자랑도 간간히 섞여 있었지만 그건 엄마라는 이름으로 귀엽게 봐 줄 수 있는 정도였다. 무엇보다 저자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흔히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부모들은 스스로를 키워나가는 데는 인색하다. 아니, 오히려 스스로를 끊임없이 키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마치 어미게가 새끼에게 '나는 옆으로 가지만 너는 똑바로 가야한다'고 외치는 공허함과 같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참으로 신비스러운 존재이다. 부모가 가르치지 않아도 한방울 미소만으로도 그들에게 생명을 준 부모에게 무한한 기쁨을 안겨다준다. 그런 아이들에게 부모만 반듯한 모습으로 있어준다면 든든한 버팀목 삼아 스스로 잘 자라줄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부모가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한 아이들을 기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욕심이다. 그냥 아이들과 함께 부모도 커 나가는 것이다. 옛말에 아이를 낳아야 참어른이 된다는 말은 정말 맞는 말 같다. 부모도 아이들에게 배우고 아이들과 더불어 더 커갈 수 있는 존재이기에.

물론 아이들마다 다르듯이 부모들의 육아철학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엄마는 너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모든 개인의 인생이 중요하듯이 엄마의 인생도 중요하다. 엄마가 자기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절로 보고 배운다. 저자의 아이들이 모두 훌륭하게 자라날 수 있었던 것도 저자 스스로가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이란 사실을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오로지 해바라기처럼 자신만을 바라보는 엄마를 어쩌면 더 부담스러워할 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말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믿어 주려면 부모가 그만한 소양을 갖추어야할 것 같다. 당당하고 진취적이고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부모라야 아이를 그 자체로 바라보고 믿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그러기에 우리는 아이를 키운다고 하기 이전에 자신부터 좀 더 키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값진 교훈은 바로 아이를 키우기 전에 나부터 크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은 별 다섯 개도 부족한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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