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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는 장마가 일찍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강우량도 예년보다 많을 것이라는 이래저래 반갑잖은 소식입니다. 아직 돌도 안 된 아기와 습하고 무더운 첫여름을 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늘 오늘처럼만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런 제게도 비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책 속의 깜찍한 주인공 단이처럼 처음으로 내 우산, 내 장화를 가지게 되었던 날이지요. 삼촌에게 우산을 선물받고 자전거 소리에도 비가 내리는가 싶어 뛰쳐나가는 귀여운 단이의 모습에서 어린시절의 제모습을 발견하곤 살며시 웃음이 납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내리던 날, 단이는 드디어 우산을 활짝 펴고 비가 내리는 세상밖으로 나갑니다. 물론 저도 그랬었지요. 자랑하고 싶고 너무 좋아서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온동네를 돌아다녔답니다. 단이처럼 말예요. 이 그림책을 읽고 있으면 누구나 단이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그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흐뭇해질 것 같습니다.
단이는 비를 맞고 있는 불쌍한 고양이에게도 길가의 민들레에게도 원래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 자동차, 심지어 신호등에게까지 우산을 쓰라고 하지요.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으로 이 책이 개인적으로 맘에 쏙 드는 부분이랍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을 올려다본 단이의 눈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산을 발견하게 되지요.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작은 수수께끼로 남겨두겠습니다. 비 그친 뒤, 하늘에 걸려있는 알록달록 예쁜 우산. 모두 눈치 채셨지요? <야, 비 온다>는 한마디로 동심을 콕 꼬집은 책입니다. 아기가 좀더 자라면 비내리는 날 커다란 우산 속에서 꼭 함께 보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