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시집에 담긴 시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을까. 전작들에 비해 약간 처진 느낌이 든다. 선이나 관조의 깊이를 몰라서 못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최근에 나온 여러 시집들 중에서 사고 싶은 시집이 많았지만 전작에 대한 신뢰와 '시인의 말'이 마음에 들어 이 시집을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서점가서 좀 읽어보고 구입할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내가 리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이 한 권의 시집을 놓고 자책하는 밤이다. 갑자기 중년에 이른 시인의 필치가 아직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