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봄
K보리 지음 / 두란노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읽고 싶은 마음에 구입 후 책장에만 놓았던 책을 휴가를 맞아 틈틈이 읽는데 이틀이면 충분했다.
책을 읽는 동안 휴가라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내게,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함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인지... 북캉스 삼아 들고 나온 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나를 다시 돌아보고 Reset 하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도 7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데 제목이 일곱 번째 봄이다. 봄철이 되면 새싹이 돋아나고 싱그러움이 묻어나고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는 봄의 계절. 그리고 새 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생명이 움 트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 어린 세대들에게는 봄이 되면 맑고 푸르른 하늘보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하여 마스크는 어느새 필수품, 뿌옇게 먼지 쌓인 도시의 잿빛 하늘이 대부분이라 미안한 마음에 시리기도 하다.) 
 서른한 살, 직장을 다니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던 저자(K 보리)는 퇴근 후 어느 날 감기몸살이 걸린 듯 몸이 너무 아파서 병원을 갔는데,  스티븐 존슨 신드롬 (피부질환 희귀병)이란다. 이게 무슨 일인가? 가족은 물론 본인조차도 많이 놀랐을 것이다. 이 책은 그녀가 회복하는 과정을 겪으며 맞이한 일곱 번째 봄, 투병 기록이다. 함께 아파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글 속에서 책일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혀졌다. 주위에서 그녀를 보면 화상환자로 보기도 했다는데, 한창 예쁘고 젊고 풋풋한 사랑을 꿈꾸며 시집도 가고 아이도 낳고, 여느 평범한 일상처럼 동료들과 카페에도, 맛 집도 찾아가는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 그녀.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의 시작, 그녀의 몸에 대체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 그녀가 맞닥뜨린 병은 항생제 부작용으로 생긴 피부병이라 한다. 의학적 지식이 전무(全無) 한 내게 그 병의 심각성을 직접 체감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많은 이들에게 흔한 일이 되어버린 라식수술을 위해 처방된 항생제가 스티븐 존슨 신드롬의 원인이었다고 한다. 저자도 언급했지만, 항생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건데 이 때문에 병이 생겼고, 다른 항생제로 병을 치료하고 있다니... 투병을 하는 동안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병은 피부뿐만 아니라 손발톱이 빠지고, 후유증은 시력으로 찾아와 투병 일지를 기록하는 일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신앙에 의지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주변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그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리고, 투병하며 일곱 번째 봄을 맞기까지 그녀의 옆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지극정성 간호를 해주며 그녀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친 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와 올케, 사랑하는 조카까지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병을 회복할 수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옆에서 함께 울어주고 아파하며 회복 과정에서 도전한 기타를 배우는 일에도 최고의 찬사와 격려로 그녀의 옆에서 위로해주는 사랑하는 가족. 어찌 보면 그녀가 일곱 번째 봄을 맞이하기까지 묵묵히 함께해준 가족들 또한 일곱 번째 봄을 맞이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녀의 삶은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볕을 따라 우리에게 여전히 쓰담쓰담 " 
손 내미는 그녀의 모든 인생의 도전을; 독자로서, 축복하고 응원하며, 고마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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