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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세상을 담다
이호용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 이 책을 보고 있는 독자인 나도 소리의 공간에서 내가 느낀 바를 담아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잘 다듬어 낼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뱃속에 있는 태아는 5개월 정도 부터 청각이 발달한다고 한다. 이 시기에 들려주는 태교음악과 엄마 아빠의 스토리 텔링은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감은 물론 감동을 주는 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의하면,
언어와 음악, 음향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느낌을 주고받는 모든 과정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 '소리를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뉘앙스를 다루는 게임과도 같다. 이러한소리의 뉘앙스는 녹음이라면 박제된 형태를 통해 다시 새롭게 해체되고 재조합되어 새로운 현실인 소리 이야기로 구성되는 것이다. 즉, 죽음부터 합성 및 변형, 조합을 망라하는 소리 실험의 작업과정은 인간이나 사물의 입체 공간적 소리의 신호와 뉘앙스를 판별하고 체계를형성했다는 과정의 Sound Storytelling 이다.'
올해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0-1827)의 음악을 라이브로 많이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소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기본이 될 음악계(音樂界)에서는 역경을 이기고도 음악과 소통하며 희망을 주는 작곡가 베토벤으로서의 인생과 그의 음악을 많이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팬데믹으로 인하여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대면 공연으로 전환되어, 무대에서 연주를 하던 연주자들은 베토벤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베토벤은 후천적으로 청각이 들리지 않았고, 그가 작곡한 교향곡 9번 을 지휘하고 난후 마지막 ‘합창’ 이 끝나고 객석에서 들리는 박수소리를 듣지 못하였던 베토벤을 뒤돌아 서게 하여 관객들과 소통을 마주했을 그 찰나의 순간에 눈과 마음속에 담아내어 기억하고 추억하였음 베토벤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소개해 주고 싶었던 소리의 다양성에 대한 고찰(考察) 미지의 세계를 떠나는 듯한 모험의 세계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신선하였다. 책의 단락과 구절마다 뜻을 조금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한자와 영어 단어와 특정한 단어를 설명하는 정의를 예시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왕이면 사진이 컬러 였다면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더 생생한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연 설명 또한 조금 더 진한 글씨체로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래문구의 생생한 감동을 책 뒤표지에 손가락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좋았고, 같은 한자어 動 움직일 동 에 의미를 부여한 Sound Storytelling 에 기억하고 싶은 문구 이기도 하다.
감동(感動) 은 감각의 진동(振動)에서 비롯된다. p.36
“ 어쩌면 이는 현재의 코로나 사태에 전 인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마주하고 허공에 주먹질을 하듯, 보이지 않는 소리의 순간적 몸동작들을 공간 속에서 시연하는 상황과도 유사하다. 이렇게 소리를 시뮬레이션하고 상상하는 작업, 이것이 소리 이야기의 창작이다... 이러한 소리 찾기의 작업이 바로, 소리 이야기의 캐릭터를 발견하는 일이다. p.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