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바대학교에서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에도 상장된 사이버다인(CYBERDYNE)이 개발한 로봇 슈트 HAL(Hybrid Assistive Limb)은 병으로 인해 신체가 마비되는 등 도우미가 필요한 환자가 많은 의료분야 등에서 실용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의료기기로 제조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또한, 독일 등 유럽에서도 의료기기로서의 특허권을 취득했다. 간호 현장이나 재활의학용으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HAL의 핵심 기술은 인간에게서 파워 슈트로 입력을 원활하게 하는 근전(筋電) 센서(EMG sensor)’라고 할 수 있다. 근전 센서란 인간이 근육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전압을 계측하는 센서를 말한다. 최근 이 센서 기술과 받은 신호를 처리하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과거에는 뇌파나 심전도를 측정할 때 대부분 끈적이는 페이스트를 바르고 전극을 연결했다. 그리고 한때 유행했던 기기로 전극을 배에 붙이고 EMS(전기적 근육자극)로 복근을 단련하는 기기라든가, 어깨에 붙여 어깨 결림에 효과적인 패드 등이 있는데 이는 대개 (Gel) 모양의 전극이다. 이것은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여 안정적으로 근전을 측정하거나 조직에 전류를 흐를 수 있게 한다.

한편 최근에 활성 전극(active electrode)’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표면의 전기저항이 높아도 안정적으로 근전이나 안전위(眼電位), 뇌파 등 생체신호를 계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제는 생체 계측을 실험실 밖에서도 손쉽게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전제조건으로 컴퓨터에 의한 신호처리와 제어가 있다. 센서가 취합한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하고 학습을 통해 신호를 분류하거나, 데이터의 이력을 토대로 동작을 예측하여 불편함 없이 동작을 지원하는 기술이 등장한 건 대단한 사건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거듭 등장하면서 파워 슈트가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이보그와 증강신체의 차이
필자가 연구한 증강인간공학은 인간이 천부적으로 타고나는 운동과 감각, 그리고 지적인 처리기능을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물리적, 정보적으로 증강하려는 연구개발 영역이다. 따라서 증강신체란 과학기술을 통해 신체의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개념을 띠고 있는 낱말로 사이보그(Cyborg)’가 있다. 사이보그라면,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만화 사이보그 009라는 명작이 있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신체에 인공물을 끼워 넣어 한층 기능을 강화한 것을 의미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이보그란 낱말의 뜻은 ‘(Cybernetic Organism에서) 동물, 특히 인간의 생체 기능 중 중요한 부분을 전자기기 등으로 대체해 놓은 것이라 나와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사이버네틱 오르가니즘이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관련 있는 기관(Organ)’생물과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Cybernetics)’ 융합한 것을 일컫는다.

사이보그와 증강신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어려운데 필자는 증강신체를 옷이나 신발처럼 비침습(非侵襲)이며 탈착(脫着)이 가능한것이며 장착(裝着)하면 신체와 하나가 되는 것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원래 인간의 신체가 아닌 인공물은 인공신장 등과 같이 신체에 삽입하면 그것으로 신체 일부가 되고, 한번 신체에 삽입하면 쉽게 탈착할 수 없어 증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증강신체는 파워 슈트처럼 손쉽게 탈착할 수 있고 나아가 과학기술의 진보를 통해 더욱 증강된 신체를 획득할 수 있다. 데라사와 부이치의 만화 코브라의 주인공은 왼팔에 사이코건(Psycho Gun)을 장착한 우주해적인데 일견 보기에도 사이보그 같다. 그러나 사이코건은 탈착이 가능하므로 증강신체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터팬에 등장하는 후크 선장도 한쪽 손의 후크 부분은 탈착할 수 있다.

 

 

※저자소개_이나미 마사히코(稻見昌彦)
도쿄대학 대학원 정보이공학계 연구과 시스템정보학 전공교수, MIT 대학 객원과학자, 게이오대학 대학원 미디어디자인 연구과학교수 등을 거쳐서 201511월 현재 재직중. 인간증강공학, 자유자재화기술, 인터테인먼트 공학 전공. 광학미채, 촉각증강장치, 동체시력증강장치 등, 인간의 감각과 지각에 대한 각종 기술 개발과 참여. 초인스포츠협회의 공동대표 역임. 미국 타임지의 ‘Coolest Invention of the Year’를 수상.

 

연재는 총 10회로 310일까지 매주 3회 연재됩니다.
SF매니아와 로봇,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매주 월, , 금을 기다려 주세요
^^

<연재 목차>
01> SF를 통한 영감
02> 목적(WHAT)과 수단(HOW)의 작용
03> 센서 기술로 사이보그를 실현
04> 의수도 보철에서 증강으로
05> 영화 매트릭스 같은 인공외골격
06> 새로운 신체를 받아들이는 뇌
07> 마치 영화 슈퍼맨처럼…
08> 사용하기 편한 인간형의 신체
09> 신체를 교환하다
10> 누군가의 신체에 올라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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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2017-03-0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보그를 실현하는 기술이 센서랑 관련이 있었군요. 근전센서라는 기술도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