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설계
윌리엄 뎀스키 지음, 서울대학교 창조과학연구회 옮김 / IVP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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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로운 종의 분화와 같은 생명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러한 과학적 설명은 어떤 원리를 받아들여야만 할까. 생명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오직 진화론만이 유일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지배적인 지적 풍토이다. 진화론은 자크 모노의 책 제목처럼 '법칙과 우연'이라는 두 가지 원리만을 그 과학적 설명 원리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의 주장은 과연 정말일까? 여기에 맞서 용감하게 '아니오'라고 외치며 반론을 펼치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자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다름 아닌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 운동 진영이다.

이 책은 지적 설계 운동의 지도적 이론가인 윌리엄 뎀스키(W. Dembski)가 '지적 설계'운동의 목적과 주장에 대해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쓴 책이다. 뎀스키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생명 현상은 물론 우주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법칙과 우연' 원리만을 엄격하게 고수하는 '방법론적 자연주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세계에 지적인 패턴을 불어 넣어준 세계 바깥의 지적인 원인에 의한 '설계'를 설명 원리로 추가해야 한다.

2. '설계' 여부를 현대 과학의 지적인 절차와 동등한 절차를 걸쳐 경험적 과학적으로 검증해줄 엄밀한 경험적 검증 방법이 가능하다.

뎀스키의 주장은 한 마디로, 우주 현상을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법칙과 우연' 이외의 '설계' 원리를 엄밀하게 경험적으로 검증해줄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바로 '지적 설계(ID)'가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뎀스키가 주장한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어떤 현상에 대해 설계 원리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현상은 최소한 불확정성( <-- 필연 아니어야 하므로 ), 복잡성( <--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확률 너무 낮아서 우연 아니라고 해야 하므로), 특정성( <-- 과학자 자의적으로 위조해낸 가짜 패턴이 아니라 정말 관찰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지적인 패턴이어야 하므로) 세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지적 설계는 과학적 엄밀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 탐지의 기준을 '보편우주확률한계' 수준으로 아주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양성적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2. 지적 설계를 찾는 프로그램은 곧 복잡-특정 정보(Complex-Specified Information, CSI)를 찾는 과정이다. 복잡-특정 정보는 패턴이 복잡하고 특정화된 형태를 이루는 비트 배열이다. 복잡한 정보와 특정화된 정보에 대한 경험 과학적 판별 기준은 정보량인데, 사건의 확률에 대해 2를 밑으로 하는 음의 로그를 취하는 정보이론의 방법을 사용해 측정할 수 있다.

3. 기존 과학의 설명 원리로는 필연과 우연, 법칙과 우연 , 선택과 돌연변이만이 있었다. 지적 설계 운동은 그러한 과학적 설명 원리에 '설계'를 추가할 것을 제안한다. 창조 과학 등 기존의 자연신학적 과학과 다른 점은 엄밀한 개념 정의와 실제 경험 과학에의 적용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4. 법칙은 CSI를 보존하거나 감소시킬 수만 있다. 우연은 복잡 정보를 생성하거나 특정 정보를 생산할 수는 있어도 복잡-특정 정보(CSI)는 생성하지 못한다. 법칙과 우연을 결합해보았자 CSI를 생성하지는 못한다. 즉, 법칙과 우연이라는 설명 원리만으로는 CSI의 생성 원리와 그 기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지적 설계는 현대 과학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방법론적 자연주의(-법칙과 우연 원리만 인정하는)는 지적 패턴에 대한 과학적 설명에 부족하므로 설계 원리를 현대 과학 방법으로 추가하는 것이 더 합리적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생명현상을 복잡적응계 관점에서 새롭게 탐구하거나 유신론 논변을 수학-과학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중요한 내용을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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