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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 개정판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0년 11월
평점 :
깜짝 놀랐다. <유진과 유진>이 개정판으로 나왔다니. 책 봤다고 리뷰 써본 적 거의 없는데 이 책은 꼭 써야겠다. 내 한 시기를 적셔놓았던 책. 내 책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데 있던 책이니까.
개정판은 익숙한 표지가 완전히 새로운 표지로 바뀌었다. 느낌이.. 되게 묘하다. 교복을 입은 두 여자아이가 서 있거나 걸어가는 모습인데 살짝 가려져 있다. 그동안 보아오던 청소년소설 표지랑은 쫌 다르달까. 이미 이 작품을 읽은 독자로서 왠지 표지의 두 아이 모습을 손으로 쓰윽, 만져보게 되었다. 상처받은 두 아이를 위로하듯이. 내가 마치 마음을 쓰듯이.
이 소설을 처음 읽은 게 언제였는지, 정말 오래됐지만 난 오랫동안 이 소설을 좋아했다. 주위에 추천도 많이 했었고. 그래서 이미 갖고 있는 책이지만 나한테 주는 선물이라 치고 다시 구입했다. 내 인생작이니까...
개정판이라길래 뭐가 어떻게 바뀌었나 궁금해 <지은이의 말>과 <작품 읽기>란 부분부터 먼저 읽었다. <지은이의 말>을 읽고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이건 정말이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벌써 많은 독자가 본 베스트셀러지만 이 책을 <지은이의 말>을 꼭꼭 봤으면 좋겠다. 작가가 정말 밝히기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놓았는데, 읽고 나서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아, 이금이 작가는 얼마나 이 소설을 절절하게 썼을까. 얼마나 어렵게 지은이의말을 썼을까. 그 따님이 작가에게 했다는 말은 또 얼마나 감동적인지.ㅠㅠ
보린이라는 작가가 쓴 <작품 읽기>라는 글도 처음엔 무슨 글인가, 소설에 이런 게 있네... 하고 읽었다. 처음엔 조금 어렵게 읽혔는데, 읽다 보니 이 글 또한 정말 좋았다. 이 책은 상처에 대해, 그걸 안 피하고 마주하는데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슬프고 무섭지만 달콤하게'로 그 답을 일러주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무슨 얘긴지 와닿았다. 슬픈데, 그리고 무서운데, 달콤하다니. 이렇게만 쓰면 이상하게 읽히는 말인데도 무슨 말인지 너무 잘 알겠다. 이 글을 읽으니 이 소설이 그동안 내가 몰랐던 걸 아주 다양하게 품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았다. 좋은 작품은 읽고 또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걸 느끼게 되는데 <유진과 유진>도 아마 그래서 그런가 보다.
작품이야 여전히 좋다. 읽고 또 읽는 거지만 여전히 사람 마음을 후벼판다. 나는 마지막에 작은유진의 엄마가 작은유진이한테 하는 말들을 볼 때, 그리고 기차에서 큰유진이 남자친구한테 들은 말을 작은유진한테 들려주자 작은유진이 큰유진의 손을 꼬옥 잡았을 때, 이때가 진짜 좋다. 막 눈물이 난다. 마치 작가가 유진과 유진이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이 작품을 쓴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어떻게 이렇게 남의 마음, 중학생 여자애들 속으로 들어가 있을 수 있을까 작가가 대단해 보인다.
이 책이 많이 많이 읽혀서 <지은이의 말>도, <작품 읽기>도, 이 좋은 작품도 다시 다시 읽히면 좋겠다. 청소년이건 어른이건 여자건 남자건 아무 상관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누구한테나 분명히 감동적인 작품일 것이다. 우리 엄마도 전에 읽고 좋다고 했었으니까. 다시 읽어보라고 해야지. 남동생한테도 이제 컸으니까 읽어보라고 해야지. 누구나 꼭 읽기를 추천추천 또 추천한다. 초판엔 작가 사인도 읽어서 더 좋다. 꼭 나한테 해주는 말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