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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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책 은어낚시 통신을 본게 1994년 ..내 나이 스물한살이었고 바로 엊그제 까지 선배들한테 레닌과 박노해와 이정로를 공부하며 -어쩌면 그들도 믿지않았을-혁명에대해 공부하고 한쪽으로는 첫사랑과 열애중이었다. '고등어'가 우울하게 베스트셀러가 되어갈때 만난게 하루키였고 윤대녕이었다. 

 그렇게 이 작가를 처음만났고 그의 책들과 같이 나이를 먹어왔고, 곧 30대의 시간이 지나간다.  

그의 글속에 모든 남자와 여자는 부유하는 기름처럼 어딘가로 떠돌아 다닌다. 다른이야기 다른 시공간을 떠돌아도 그의 주인공들은 모두 같은 사람이다. 결락되어 무엇인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항상 그의 주인공이 찾는 존재의 시원은 어디로 갈지 그의 글들이 나올때마나 열렬한 첫 독자로 함께 하게된다. 

작가도 나이를 먹어간다. 끝 글의 평론가의 말처럼 이제 삼십대 초반에 심장이 터져버릴듯 존재의 시원을 찾던 주인공들은 느릿한 걸음으로 자신의 주변과 적당히 타협해 나간다. '말밥굽 소리를 듣는다'에서 아내의 의심에 어쩔수 없지라며 휙 떠나던 주인공들은 이제 아내의 관대한 처분에 이혼당하지 않음에 감사한다.

 동물원의 노래처럼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찾던' 그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윤대녕을 읽는 밤엔 스물댓살 어느날 첫사랑의 전화한통에 회사를 결근하고 달려갔던 속초 앞바다와... 그 밤의 어느 휴게소에서 듣던 밤바다의 파도소릿가 조건반사 처럼 떠오른다.  앞도 보이지 않던 그믐밤의 동해의 파도소리는 소리가 아니라 파란색이 몰려온듯했다.  

그의 책은 누구나 스무살에 겪은 감정의 혼란을 흔든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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