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이야기
신경숙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나만의 별점★★★☆
소소한 일상에서 감탄스러운 일상까지 내겐 너무 조용하고 너무 푸근하게 다가왔던 책 

- J 이야기
그녀를 J라 지칭해놓고 그녀를 재구성해보는 동안 저도 모르게 여러 번 웃었어요. 이삿짐을 싸다가 사진첩을 펼쳐놓고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진짜 사진첩을 뒤적여보기도 했습니다. 영양결핍에 걸린 사람처럼 글쓰기나 인간관계에 허기가 졌던 청춘 시절을 이렇게나마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은 방금 헤어지고 귀가해 날이 밝도록 전화질을 하며 마음을 소통시킬 수 있엇던 친구들이 있어서였을 겁니다. J라는 익명의 존재에게 그때의 내 열망을 죄다 모아주는 작업을 하는 시간은 뜻밖에 즐거웠어요. 엇나가고 비틀렸던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아 한참을 몰두했습니다.
여기, J는 나이기도 하고 당신이기도 할겁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언제나 헤어질 수도 있는 그런 존재일 겁니다. 당신이 지니고 있는 수첩 한귀퉁이에 아무렇게 적혀 있거나 지워졌거자 쓰다말았거나 잊혀진 이름의 대신이 되면 좋겠습니다. 별로 특별하달 것도 없는 J의 나날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든 나를 웃게 했던 것처럼 당신을 웃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욕심이겠지만 J가 당신을 얼마간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때면 여태 제 책상에 놓여있다가 이제야 세상에 나가는 J는 저절로 사랑스러운 존재로 완성될 테니까요.
-신경숙 (출처 J이야기 커버) 

「 울지 마라.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지. (중략) 앞으로 설명할 수조차 없는 이별이 많아. 헤어져야 할 사람이 만날 사람보다 더 많아. 다시는 못 만나는 것인 줄도 모르고 떠나게 될 때도 있을 텐데... 울지, 울지마라. (출처 J이야기 中 울지마라) 」 

안 그래도 책읽기를 싫어하는데 'J이야기'가 단편이 아니었다면 큰 일 날뻔했다. (하하하) 조금조금씩 읽었더니 어느 덧 다 읽었다. 단편 단편이 참 재밌었다. 그 중에서 기억남는 것을 꼽으라면 <울지마라> <이, 이쁜놈아> <슬픈영화는 날 울려요> 이 3편은 정말 계속 읽어도 뭉클하고 재미있다.
울지마라 같은 경우는 마지막에 J가 생각하는 대사에서 갑자기 뭉클해져서 그 부분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눈물도 조금 났다. 그래 맞다. '헤어져야 할 사람이 만날 사람보다 더 많아. 다시는 못 만나는 것인 줄도 모르고 떠나게 될 때도 있을텐데...' 정말 공감이다. 앞으로 계속 만나야 될 사람보다 떠나보낼, 떠날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고 다시는 보지 못할거라고 생각않고 헤어지고나서 다시는 못 만나는 구나 싶을 때도 있다. 세상은 좁다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그리고 이, 이쁜놈아는 정말... 아 이것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할 필요가 없다. 딱 그 부분을 읽으면 그 짧은 한편에 뭉클..
세상엔 대단하고 기적적이고 멋진 일들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기억에 남고 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언제나 소소한 일상이었던 것 같다. 놀이공원에 갔던 그런 날보다 더 돌아가고 싶은 날은 함께 모여앉아 밥을 먹던 때, 함께 웃으며 길을 걷던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 소소한 일상에서 얻는 감동은 정말... 더 큰 것 같다.
그런 소소한 일상을 엮은 듯한 이 'J이야기'는, 읽다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마치 내가 겪는 나의 일이라 생각해보라. 그런 일상이 책이 되어 나왔다고 생각해보라. 정말... 멋지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멋진 책이 될 것이다. 평범하게 소소하게 읽을 수 있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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