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은 칼처럼 행동은 화살처럼 - 정주영의 기업가정신
권영욱 지음 / 아라크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가 감동했던 글귀라 리뷰 제목을 '빈대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정하였다. 빈대에 관한 일화는 김규환님의 책을 읽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는 하물며 빈대도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천장까지 기어 올라가 사람을 뜯는데 사람이라고 그것보다 못하는...노력도 해보지 않고 부정적인 말 일색이거나 안된다고만 하는 사람을 질책하는 말로 정주영 회장님께서 자주 언급하셨던 말이다.

이 책에서 우리 시대 영웅이라고 일컫을 수 있는 한 인간의 삶을 집약하여 제시하다 보니, 매 페이지마다 감탄사가 연발하였다. 그 예로 코티나 1호가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왕회장님께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며 반드시 성공을 이루어 내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고 그 후에 캐나다와 미국으로까지 진출해 포니 돌풍을 일으킨 것이나 이 밖에 외부에서 보기에는 실패라고 여겨지는 '고령교복구공사'나 '92년 대선출마'등 그 밖의 사건들도 실패라 부르지 않고 평소 신념처럼 '시련을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고 하신 부분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고 YS정권이 들어서게 되자 나의 실패가 아닌 국민의 실패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후에 IMF가 터지게 된 것은 자명한 일이고..

이 책에서 정주영 회장님 평생의 삶에 관해 굵직굵직한 에피소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제시하였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쓴 거라 직접 서술한 것보다는 그 감동이 떨어지지만 잘 정리하여 책을 출판하였다. 그래서 쉽고 단숨에 읽힌다. 단, 책 전체가 칭찬 일변도라 아쉽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 사후 평가와 뭐 이런 것을 실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또한 책 끝부분에서는 앞서 잘 풀었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몰라 우리들의 왕회장이라면서 현대 가(家) 사람들을 언급하더니 우왕좌왕 하다가 끝난 기분이다. 즉, 뒷심이 부족했다. 그래서 별 넷이다.

책 속에서....기자 인터뷰 시간을 정할 때 기자가 새벽4시냐고 놀라서 묻자 정주영 회장님은 '아침 4시요'라고 했다는 부분과 경쟁력 이라는 것은 1년 할 공사 기간을 9개월로 하는 것이고, 비용은 더 싸게, 최상 최선의 품질... 그것이 경쟁력이다라고 말한 부분 등 이 책 속에는 여러 인상깊은 구절로 가득했다.

 

 

그 중 본문에서...기억에 남는 구절

"나는 어떤 사업이든 땅을 준비하는 데서부터,말뚝 박고 길 닦아서 그 위에 공장을 짓기까지 내가 사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누구처럼 앙탈을 부려 남의 기업을 차지한 적도 없다. 나는 그런 식의 기업 경영을 증오한다."  : 이 말은 한때 정치 상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리고 회사가 망하고 수천억의 비자금을 만들어 해외로 도피한 모그룹 K회장에 관한 언급 -p.139

 

"선진국에서 하다 남은 일을 찾으려 한다든가, 우리가 너무 뒤쳐져 있다고 하여 출발조차 하지 않는다는 등의 패배주의에 젖어서는 영원히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없고 가난에서 헤어날 수도 없다. 선진국들이야 자기들이 다 하고 모자라는 부분만 우리가 해주기를 바라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 절대 일본을 이기지 못하리라 여겼던 81년 바덴바덴 올림픽 유치를 서울로 하면서 -p.158

 

"...바라건대 나를 쉬움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옵고, 곤란과 도전에 대하여 분투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 맥아더의 기도문을 일부 수정해서 현대그룹의 사람들에게 주지시켰다고 한다. -p.241

 

정주영은 아무리 어려운 일을 지시할 때도 결코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다. 시간을 많이 주면 오늘 할 일을 내일, 모레, 글피로 미루다가 발등의 불이 떨어져서야 후다닥 일을 끝마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졸속 공사를 하다 보면 결과가 부실해지기 십상이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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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괴물 2006-09-15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대보다 못한 인간이 되지 말자는 구절이 가장 유명하지요....ㅎ 정주영같은 인물이 이시대에 다시 생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