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사용 설명서 - 억울한 직장생활은 가라!
마이크 핍스 외 지음, 박영도 옮김 / 용오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직장생활이나 군대생활 등 조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애로점은 조직 내 인간관계인 경우가 많다. 조직생활에서는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아니란 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다. 상사는 상사대로, 부하는 부하대로, 그리고 동료관계는 또 그대로 나름의 ‘눈치’와 ‘요령’이 필요하다.

‘요령’은 성실하지 않고, 흔히 말하듯이 뺀질거리라는 뜻이 아니다. 말하자면 조직의 역학관계에 대한 ‘눈치’를 말한다. 부하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상사가 있다면, 또한 상사로부터 매번 눈 밖에 나는 부하가 있다면 자신이 조직 내 역학관계에 대한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닌지를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이 명제처럼 인간들이 조직을 이룬 곳에서는 항상 정치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하는 곳이지만, 때론 일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게 정치력일 때도 있다.

이 책은 회사나 직장의 조직이면 흔히 벌어지기 마련인 사무실 정치를 다루고 있다. 희생양 만들기, 수수방관, 성과 가로채기, 따돌림, 뒷통수 때리기, 패거리 짓기, 구조조정 등의 내용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제시하고, 거기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실제 조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르침을 준다.

책에 언급된 것처럼, 이 책은 조직 내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정치적 트릭을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지침서는 아니다. 조직에서는 늘 있게 마련인 마키아벨리를 닮은 관리자들의 행태를 폭로해, 많은 성실한 사람들이 쓸모없는 책략과 남용되는 권력들에 대처할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조금은 도발적인 제목인 '상사 사용 설명서'는 상사를 가전제품처럼 빗대어 '사용 설명서'라고 했다. 말하자면, 제품 매뉴얼처럼 직장생활에서 부하들이 사용하는 매뉴얼의 하나처럼 보면 될 듯하다.

조직에서 제한된 정보와 아직은 덜 다듬어진 업무능력으로 권력관계에서 늘 불리한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는 세상의 부하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상사들이 흔히 쓰는 술수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서 정치력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늘 당하기만 하는 부하에서, 당당한 부하로 거듭나, 유쾌하고 즐거운 직장생활을 해보자.

이렇게만 끝낸다면 이 책은 상사들에겐 너무나 야속하고 섭섭할 책이다. 하지만, 타산지석이라고 했던가! 상사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얄팍한 정치적 술수를 그만두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좋은 계기를 얻는 것이다.

상사들도 이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하들을 활용하기 보다는 믿고 따를 수 있는 상사가 되는데 노력하면 된다. 그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위에서 언급한 나쁜 상사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자신의 업무실적을 부하에게 돌리고, 부하가 없는 데서 그를 칭찬하고, 애정어린 충고와 피드백을 주고, 부하가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등이다. 부하를 질책과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유능한 조직원으로 키워야 한다. 이러면 자연히 부하들도 자발적으로 따르고, 또 유능한 부하들이 자신에게 모일 것이다.

결국 조직은 현명한 상사의 리더십(Leadership)과, 패기 넘치는 부하의 팔로십(Followship)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니 이런 상사-부하관계가 최상의 조직이 아닐까.


인상적인 구절

근본적으로 모든 조직은 정치적이며 경쟁적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게임의 폐해는 조직의 목표와 에너지, 그리고 열정을 꺾이게 하고, 조직 내 재능 있고 똑똑한 많은 인재들이 조직을 떠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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