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리더십 - 보스형 리더, 박제된 리더십은 가라
조지 비니 외 지음, 권오열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작년 학부 교육과정의 하나로 각 부서의 팀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업무가 요구하는 리더 상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굉장히 놀란 일 중의 하나가 부서의 특성에 따라 팀원들이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 전혀 상이한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팀은 카리스마적이고 독단적인 리더가 자신의 업무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또 어떤 팀은 민주적인 의견수렴형의 리더가 업무에 적합하다고 답했습니다. 진취적이고, 결단력이 있으며, 카리스마적이며, 유능해야한다는 이전의 단순한 리더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결과였죠. 그들의 말대로 한다면, 모든 리더가 잭 웰치일 필요는 없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잭 웰치가 적합하지 않은 조직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같은 단체 안에서 말이죠. 그 당시에는 일반화된 리더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각 조직에 맞는 리더를 창출할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조건의 하나가 팀원들 사이에 공감되고 있는 개방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 외에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런 제 의견을 저희 팀 내부에서 모두 이해시킬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거든요.그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굉장히 도움이 되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퍼맨의 종말, 이라는 말로 기존의 리더십이론에 대해 포문을 여는 이 책은 영웅적 리더상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며 새로운 리더십이론의 창출을 이야기합니다. 기존의 리더십이론은 리더십을 리더의 개인적인 특성으로 귀속시킵니다. 전통적 이론에 있어 리더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향해 움직이도록 하는 존재입니다. 리더와 팀원의 관계는 자연스럽에 일방적 영향관계로 가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리더란 망망대해를 홀로 굽어보는 존재일까요. 리더십은 리더에게 종속된 개성이 아니며, 영웅적 리더십은 중간관리자에게 광범위 하게 적용될 수 없다는것을 인지하는데서 "살아있는 리더십"이론은 시작됩니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리더란 GE의 CEO가 아니라, 세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는 "중간관리자"입니다. 그는 자회사의 신임 사장일 수도 있고, 다국적 기업의 IT부문 관리자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더 작은 범위의 책임자 일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일률적인 카리스마 적인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오히려 그들 각각의 특성을 살려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일이지요. 또 리더십이란 것은 리더가 일방적으로 팀원들에게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팀원들 간의 상호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업무 관계의 틀 안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리더와 팀원, 그들이 모두 사람이며, 업무라는 것도 특수한 인간관계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종합하자면, 이상적인 리더십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현재 업무를 맡고 있는 현실의 중간관리자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적임 셈이죠.

 

    물론 이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본 동료는 리더십이론에 변화가 생긴 것은 비지니스 환경에 변화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견을 주었고, 저 역시 이 생각에 일부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뛰어넘는 이론을 만들 수 있는데 그것은 리더십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을 창출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비지니스 환경은 통시적으로도 공시적으로도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어떤 조직에든 리더가 있으며 조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것은 현재 필요한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만들고, 구체화하고,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 후 최종적인 목적은 현실적인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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