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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 - 미래 시장을 읽는 8가지 트렌드
정재윤 지음 / 마젤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싸이월드의 성장률의 감소가 네이버나 다음 때문이 아니라 "카트라이더"때문이라는 것은 언뜻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설명이다. 그러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한 시간 동안 한 명의 네티즌이 할 수 있는 일이 유한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싸이월드와 게임인 카트라이더가 경쟁관계에 놓여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싸이월드와 카트라이더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나이키가 닌텐도를 주시해야하는 이유는 "시간점유율" 개념의 효용을 잘 설명해 준다. 전통적인 "시장 점유율" 개념 아래서는 나이키의 경쟁자는 아디다스 리복 같은 스포츠의류업체이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의 도표 만으로는 한 기업의 80%의 수익을 올려주는 20%의 고객에 대해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고객점유율"개념과 "시간점유율"개념을 사용하면 이 플래티넘 고객에 대해 파악하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고객점유율이나 시간점유율이란 개념이 전혀 새로운 것이고 시장점유율 개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시장점유율과 시간점유율은 이를테면 xy그래프의 종횡축과 같은 것이 아닐까. 서로 다른 측면을 비추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축이 다른 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 점유율이 특정한 상품의 시장 안에서의 기업의 위치를 설명해준다면 시간점유율은 전체 시장에서의 특정 상품의 점유율을 이야기해주고, 고객점유율은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마케팅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8가지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간점유율은 그 중 첫번째 이야기일 뿐이고, 그 외에도 입소문, UCC등 최근 우리 귀에 들리기 시작한 새로운 개념들을 예시들과 함께 설명한다. 독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개념을 한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각종 마케팅 용어들이 약자로 바뀌어 난무하는 것에 비해 그런 개념들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편이다. 물론 책의 타겟이 이미 마케팅에 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즉 "블루오션"과 "보랏빛 소"는 이미 알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심심찮게 책을 읽어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저자의 게으름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이 설명하는 개념을 우리가 이미 들어온 것이 보여주 듯, 이 책의 개념들은 새로우나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며 설명의 깊이에 있어서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전달해주는 개념들은 기업들이 우리를 어떤 생각으로 다루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총평을 내리자면, 이 책이 설명하는 개념은 "현역"이다. 그러나 외관과는 달리 설명은 깔끔하지 않다. 그렇다고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의 유용성은 부정할 수 없지만, 자신이 이 책의 타겟 독자가 될 수 있는지 서점에서 확인해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