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알렉산드리아 이병주 전집 28
이병주 지음 / 한길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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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에는 사건의 발생보다는 편지와 생각을 나열해놓은 글이 많아서 폴 오스터의 뉴욕3부작이 생각이 났다. 중반이후 한스의 등장 이 후로 사건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더 재미있었다. 한스의 복수처럼 나에게도 그러한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적어도 우리 가족의 원수라면 나 역시도 원수를 갚으려고 전전긍긍할 듯 하다. 하지만 나도 한스처럼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사라처럼 막연한 계획만 세우고 말 것 같다.

나는 사건의 진행보다는 형의 편지글 중에 몇몇 문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외부로 방출되어야할 농도 짙은 액체가 장으로 위로 식도로 역류하여 내분비되어 혈액을 타고 심장을 자극한다.'??????(이런 느낌이 아닌데...) 요즘 외국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번역된 내용과는 다른 멋스러움이 있었다.  

사건의 진행보다 편지의 몇몇 문장보다 더 짜릿하고 마음에 들었던 것은 변호사 A, 변호사 B 였다. 정말 멋진 변론이었다. B는 정말 유능한 변호사일 듯 했고, A는 정말 멋진 변호사였다. 내가 가장 닮고 싶은 그런 인간상이라고 할까... 정의롭고 감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지적인... 

무언가 정의로운 일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만화같은 정의의 사자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기가 하는 일에 의미를 둘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변호사B같이 거의 완전한 논리로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변호사A처럼 충만한 감성으로 상대를 회유할 수 있는 그런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약사는 정의로운 일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직업인 듯 하다. 공직업무나 법무직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소신껏 정의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알렉산드리아의 재판장처럼 올바른 판결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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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2013-01-2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약사도 정의로운 일을 할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