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김병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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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출판사 [디데이] 김병인 장편소설

전쟁의 아픔은 누구에게도 아름다울 수 없다!

 



 


 

 

01.

전쟁문학은 지루할까?

 

나는 전쟁문학이라는 것을 알고 봤기 때문에 표지를 보고 별 다른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멀찌감치 표지를 본 내 동생은

판타지 소설이냐고 물어왔다. 익히 봐왔던 판타지소설책의 표지 디자인과 색감과 느낌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채화 느낌의 표지 그림과 색감은 잔잔하면서도 평온한 느낌을 주고 신비스러움 마저 느끼게 만든다.

 

두께는 두툼해 보이나 418 페이지 밖에 되지 않고, 무게 또한 보는 것처럼 무겁지 않다.

열림원에서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우리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 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이야기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 같다.

엄밀히 말하자면, 가볍다기 보다는 부담스럽지 않다고 해야하겠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표지 만큼이나 디데이의 전쟁 이야기는 형언할 수 없는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드는 소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 마성은 읽어보면 알거다.

조만간 영화도 나온다는데 (영화명은 '마이웨이', 소설과 영화의 스토리는 다르다고 한다.)

소설은 '너무 진지해서 무겁다'는 느낌과는 달리 편안하게 전쟁의 아픔을 느껴보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참 재미있다!' 라는 느낌이다.

 

 

 

02.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아픔은 또 다른 고통을...

 

주인공은 한반도 전쟁의 광풍 속 조선인과 한국인 두 청년이다.

물론, 두 인물의 악연은 전쟁을 통한 두 국가의 악연과 함께 어릴 적 시작되었다.

묘하게 끌림이 있었지만 전혀 섞일 수 없었던 두 사내아이.

서로 다른 감정이 기반이 된 두 주인공의 경쟁의식은 두 국가의 악연을 대변하는 듯했다.

전쟁사범인 일본국가를 정말 싫어하는 나이지만 담담하게 책을 읽어나갔다.

나의 사적인 감정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오로지 그 둘의 심경 변화에 의지한 채.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재창조된 이야기는 특별한 꾸밈체는 없지만 탄탄한 필력이 돋보인다.

두 인물의 내면갈등. 그 안에서 성숙해가는 인간미.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 적국 사람끼리 진정한 화해를 할 수 있다고 믿는가?

하나의 전쟁을 겪고 실타래처럼 뒤엉킨 흙먼지 속에서 또 다른 전쟁의 현실과 대면하고

그들은 계속 멍에를 짊어진 채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로 필요에 의한 잠정적인 화해에서 진정으로 서로를 의지하는 화해.

 

감성주의자인 나는 끝 부분에 가서 눈시울을 적시고야 말았다.

내가 직접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그들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용서.

그 잡다한 기분이 묘하게 뒤엉켜 뜨거움을 느끼게 만들었던 것 같다.

 

용서와 희생.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인고의 시간 끝에 얻어낸 찬란한 진주알처럼

밝게 빛나는 아름다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주었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낳는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던 것 같다.

우리가 놓지 못하는 온갖 탐욕들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고 내려놓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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