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 앤드 앤솔러지
전건우 외 지음 / &(앤드)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



주거권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다. 집이라면 응당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한다.
그런 집이 공포의 대상이 된다면 ?

공포 ,미스터리 장르에서 내노라 하는 전건우, 정명섭, 정보라, 정해연 네 분의 작가님들이 뭉쳤다. <홍학의 자리 > 정해연,<저주토끼>정보라 작가님의 팬이라 반가웠다.

*전건우 작가의 [누군가 살았던 집]

고향에서 크게 빚을 지고 서울로 도망친 한 커플이 시세보다 저렴한 집을 구했다. 이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화장실 환풍구에서 역한 냄새가 올라온다는 걸 감지한 여자, 날이 갈수록 날카롭고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손 쓸 사이도 없이 악취와 더불어 공포는 점점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신축 건물로 이사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 살았던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전에 누가 살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집을 물리적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적 존재라 가정한다면 집은 그 집만의 구체적 역사를 지니게 된다. 앞서 살았던 이의 원념이나 감정같은 것들이 집에 켜켜이 쌓여있다면?
.한 여름에 읽기 좋은 으스스한 호러와 범죄물 두 개의 이야기가 적절히 버무러져 재미있게 읽었다.


*정명섭 작가의 [죽은 집]

'살던 사람이 죽으면 집도 죽는다.'
특수청소업체 대표 유진과 일하는 혜영, 주로 고독사한 사람들이 살던 집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이혼과 더불어 급하게 구한 빌라가 전세 사기를 맞게 되고 망연자실하던 중 우연히 청소를 맡게 된 집 주인이 전세사기를 친 사기꾼임을 알게 된다. 일명 빌라왕 전세 사기사건을 모티브로 쓴 듯하다. 고독사와 전세 사기사건이 합쳐져 가장 현실적 감각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정보라 작가 [반송사유]
십년 전을 배경으로 대학강사 부부 양현과 그 주변 사람들 김혜와 성희를 중심 삼아 서간문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양현은 이사한 집에서 갖가지 불행이 잇따르지만 당장 집을 떠날 수 없다. 대학강사는 은행에서 전세 보증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이다. 안정적인 주거형태의 보장이 어려움에서 오는 불안과 불투명한 미래의 막막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이었다. 네 작품 중 반전과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가장 돋보였다. 그래서 김혜와 성희는 집에 홀린 건가?


*정해연 작가의 [그렇게 살아간다]
장기투병환자 가족의 삶을 담았다. 결국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가족 '나'와 엄마는 매일 악몽을 꾼다. 7년의 투병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홀가분함과 죄책감, 엄마의 또 다른 비밀을 마주한 '나'. 그들은 과연 이 집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집이라는 공간 자체보다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어떤 경험과 기억으로 그 공간을 채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얘기하는 듯 했다. 세 편의 이야기와 약간 다른 포인트가 있었다.
공간이 주는 힘은 크다. 어떤 곳에 살고 여행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깊이와 생각의 그릇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공간 못지 않게 그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할 터. 내 마음이 지옥일 땐 어떤 좋은 곳일지라도 지옥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누군가 살았던 집]을 읽으며 생각했던, 집이 유기체라 가정했을 때와도 어느정도 통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공포란 사실 우리가 처한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고 그 현실에서 건진 불안과 막막함이 가장 극대화될때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정말 무섭게 맵고 쓰다.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