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시 고급 아파트에서 불특정대상 테러가 발생했다. 독극물을 섞어 만든 떡을 아파트에 돌려 아홉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중학생 화영은 엄마를 잃고 혼자가 됐다. 엄마가 어릴 적 송편을 먹고 목이 막혀 죽을 뻔한 후로 절대 떡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화영은 엄마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다. 엄마를 죽인 범인은 따로 있다! 복수를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복수 대행금 2000만원을 모으기 위해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한편, 야무시의 특권층 한정혁의 양 아들 도하는 어릴적부터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한윤혁에게 사촌 형 도현과 비교당하며 자랐다. 도현과 윤혁이 독극물테러 사건으로 죽고 자신 또한 삶의 당위성을 잃어가던 중 교통사고로 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곰 인형에 갇히고 만다. 우연히 화영을 만나 곰인형 도하는 화영의 복수를 돕고 화영은 도하가 몸을 찾는 걸 돕는 공조가 시작된다. 화영이 도하와 더불어 통쾌하고 멋지게 복수를 해내고, 도하는 다시 몸을 찾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밝은 액션추리활극인줄 알았는데 어쨌든 결말은 맞지만 마냥 가볍지 않다. 도현을 잃고 동생의 아들 도하를 양 아들로 삼는 한정혁, 그는 철저한 오만과 탐욕과 이기주의로 뭉친 인간이다. 6장에서부터 이야기의 내막과 정혁의 추악한 면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화영과 도하의 사연, 씨더뷰파크의 숨겨진 이야기까지 맞물려 무시무시한 전개가 펼쳐진다. 호러와 현실의 추악함이 더해진 이중 콜라보다. 살인청부업자 재와 인신매매단 영진까지 , 인간의 탐욕으로 빚어지는 어둠과 추악함이 너무나 실랄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도하와 화영을 잇고 도하의 혼이 갇힌 건 왜 곰인형이었을까. 곰인형을 좋아한다는 작가님의 취향반영도 있겠지만 이 무거운 이야기의 충격을 완화시켜줄 장치론 역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곰인형이 딱이었다. 끔찍한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화영과 도하가 맞는 결말이 현실적이라 좋았다. 서둘러 상처를 봉합하고 그들은 잘 살았습니다는 이보다 순한 '동화'버전일 것이다. 둘의 공조는 옳았다. 살아가면서 곰인형처럼 서로 쿠션이 되어 줄 사람 한명쯤은 필요하니까.p341 이 안에 전부 있어. 사실은 확인하기 두려운 거 아니야? 3번이 정답이길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은 거 같지? 도대체 틀리는게 뭐가 그리 두려워? 난 늘 틀렸고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왔어. 그러니까 당신은 , 사실 지독한 겁쟁이라는 거야. 누구나 넘어지고 틀리고 상실하고 고통받는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겁쟁이라고!-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