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부제목이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내면의 풍경'이다. 실제 목록에 등장하는 공포와 광기로 구분되는 강박을 세어봤다. 찬찬히 훑어보고 있자니 대체 인간은 오랜세월동안 어떻게 살아남아 온 걸까. 진화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남성보다 여성에게 공포증이 훨씬 더 많은 이유라던가(임신과 사회적 환경 때문)이토록 많은 공포증은 적응의 소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화론적 관점은 먼저 있었던 사건을 근거로 삼는 사후 추론에 기초하며, 모든 공포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사람에겐 있는 공포증이 다른 사람에겐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도 불충분하다고 한다(p13) 실제로 적지 않은 어린이들이 뱀을 만지거나 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것은 진화론적 관점으로선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토미웅게러의 '크릭터'란 그림책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처음엔 공포의 대상이었던 보아뱀 크릭터가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마을의 자잘한 사건을 해결하고 심지어 도둑까지 잡아 훈장을 받는 내용이 나온다. 공포나 혐오의 감정도 학습이나 경험으로도 습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책에선 공포증뿐만 아니라 광기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광기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강박이라고 한다. 머리카락 뽑기, 물건 모아두기, 손톱 물어뜯기 등 광기또한 때론 뇌의 화학적 불균형에서 때로는 다루기 어렵거나 금지된 감정에서 원인을 찾는다고 한다. 집단광기의 예까지 소개해놨으니 이 정도면 책 제목에 걸맞는 사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시대에 따라서도 새로운 공포증 혹은 강박이 생겨났다고 하니 퍽 흥미롭다. 예를 들어 국가적으로 네덜란드 전 국민을 사로잡은 튤립광이라던가, 요즘 시대에 만연한 휴대전화부재공포증 같은 것들. 공포는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평소 내가 어떤부분에서 특정한 강박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책을 읽으며 내게도 가벼운 공포증이 몇개 있는 것을 확인하고 (불결공포증,전화공포증,발표공포증, 풍선공포증 등등...)되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 혼자 두려워했던 게 아니라면 그렇게 겁날 이유도 없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그것이 내 맘대로 되진 않겠지만.+공포증 판단을 받으려면 두려움이 도가 지나쳐야 하고 상식을 벗어나야 하며 6개월 이상 지속되는 , 두려워하는 상황이나 대상을 회피하느라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밑줄긋기p8 모든 공포증과 광기는 문화의 창작물이다. 각각의 공포증과 광기가 확인-혹은 창조-된 순간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했다. p9공포증은 불안의 특수한 사례를 보여준다. 공포증은 그 특수성 안에서 느끼고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대응 방법이나 해결책도 그 특수성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인문학자 데이비드 트로터의 말이다. 마찬가지로 광기 안에도 수많은 두려움과 열망이 압축될 수 있다. 개인적 강박은 정신이 온전한 사람의 광기다. 어쩌면 두려움과 열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이 광기 덕분에 우리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광기를 제외한 것은 무엇이든 전부 말이 된다고 여기며 계속 전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하니포터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