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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ㅣ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브램 스토커 지음, 진영인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평점 :
어릴때부터 병치레가 잦았던 탓에 침대 맡에서 어머니가 들려주는 아일랜드 민담이나 전설을 듣고 자랐다고 한다. 이때 들었던 이야기는 그가 썼던 작품의 밑 거름이 되었다.
1897년 6년을 공들여 쓴 <드라큘라>는 당시 빛을 보지 못했고 결국 생전엔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지난 1922년 독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드라큘라>를 각색해 <노스페라투>를 제작했는데 브램 스토커의 부인이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걸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수없이 리메이크되며 호러의 대표고전이 된 <드라큘라>의 탄생이다. 영화로 접하며 한번쯤 봤던 기억이 있지만 원작소설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두께가 있어 놀랐다. (723페이지의 압박..벽돌책 인정😂)
책의 서술방식이 독특하게도 등장인물 간 주고받는 편지와 일기가 주를 이르는데 이른바 서간체 문학이다. 서간체 문학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라 초반엔 꽤나 집중이 필요했다.
책은 런던 엑서터 회사 피터호킨스의 대리인으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봐주기 위해 드라큘라 백작의 성으로 떠난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너선의 이야기를 필두로 시작해 그의 부인 미나하커, 미나의 친구 루시, 수어드, 아서 홈우드,반 헬싱, 퀸시 모리스가 주요 인물들이다.
중반부까지 마치 인물소개를 보는 듯 특이점은 보이지 않지만 루시 웨스턴라의 기이한 죽음으로 이야기는 급 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앞서 서술했던 각 인물의 이야기가 마치 퍼즐을 맞추 듯이 들어 맞는 것을 알 수 있다. 700페이지가 무색하게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책을 읽다보면 영화에서 보지 못한 듯한 흡혈귀 정보가 등장한다. 이를테면 흡혈귀는 처음 특정장소에 들어갈때 그안에 있는 사람이 들어오라고 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점, 거울에 비치지 않는 것과 안개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섬세한 캐릭터 디테일이 돋보였다. 또한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의술의 발전과 증기선이 다니고 이성과 과학이 더 우세했던 대영제국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그 외 여성이었던 한계를 뛰어넘는 미나의 캐릭터는 인상적이었다. 흡혈귀의 공격을 받지만 남성 못지 않은 지식과 강인함으로 흡혈귀를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운다. 깨알같은 재미가 포진되어 있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P371 믿음이란 '진짜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 것들을 사람들이 믿도록 하는 것.' 우선, 이 정의를 따라가 보겠네. 이 사람의 말뜻은 우리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고, 거대한 진실이 밀어닥칠 때 작은 진실 조각이 그 흐름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거야. 작은 돌이 철길을 다니는 화차를 막으면 안되는 것처럼. 자, 우리는 먼저 작은 진실을 얻었어. 좋아, 우리는 그것을 계속 품고 가면서 소중히 여길거야. 그렇지만 동시에 그것만 가지고 우주의 모든 진실을 판단해서는 안되겠지.
📌 출판사로부터 서평 목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