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이야기P9 미국의 시인 아치볼드 매클리시는 "역사는 잘못 지어진 콘서트홀과 같아서 음악이 들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의 말을 빌려서 이야기하면, 오늘날의 눈에 맞춰서 옛 그림을 비판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권력자의 시각에 맞춰서 서술되어온 미술사의 사각지대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것과 같을 터이다.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P7)예로부터 화가가 권력자와 재력가들의 도움을 외면한다는 것은, 직업화가가 되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고 한다. 순수회화가 등장한 근대 이전의 그림은 주문자가 있어야만 그려졌던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미술관 후원자의 경우 대부분 정치권력자이거나 돈많은 자본가인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은 높은 확율로 백인남성이었단다. 그러므로 이전의 그림은 철저히 그들의 요구에 맞춰 그려졌다는 얘기다.그림에 관심을 가지면서 줄 곧 궁금했던 것들이 있었다. 왜 여성을 묘사한 그림들이 많은지 ,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지, 여성예술가들의 그림이 적은지, 흑인모델은 왜 찾아보기 어려운지. 여러 의문의 답은 바로 이 책에 있었다. 여러형태의 예술이 그러하고 그림 또한 그 힘은 너무나도 커서 시대를 반영하고 증언하며 시대를 고발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것. 과거를 안다는 것은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답습할 것인지 그것을 깨부수고 저자의 말따나마 치우친 기울기를 평형으로 만들 것인지의 여부는 독자의 몫 또한 크지 않을까.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파트1. 기울어진 그림을 부수는 존재들파트2. 그림 속 소품이기를 거부한 여자들파트3. 뒤틀린 권력에 균열을 내는 그림들파트4. 선전 도구에 저항하는 예술가들로 나누어져 있고이것은 곧 철저히 배제되어온 소수와 약자들의 기나긴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뒤쪽에 수록된 참고문헌만 해도 4페이지 가득 빼곡한 것을 보니 저자의 수고로움이 몸소 느껴졌다. 그림을 좋아하는이 포함 좋아하지 않아도 추천!하니포터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