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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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이야기는 힘이 세서 견고한 관념을 부순다. 내가 듣는 이야기는 내 감각과 정신의 속성을 천천히 바꾼다.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이야기가 많아야, 삶에 대한 질문을 비축해 두어야 내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_(책머리에 )

☝이 책의 베스트 밑줄은 아무리봐도 요거 !!

한 사람의 세계는  좁지만  또 얼마나 넓은지. 그 넓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한겨레에 '은유의 연결'이란 이름으로 연재되었던 16인의 인터뷰와 다른 매체에서 만난 2명의 이야기를 묶었다. 은유작가님의 인터뷰집은 이번 책이 처음이 아니지만 특정한 의제로 묶이지 않는 '인물 인터뷰집'은 처음 펴낸다고.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기대 한가득이었다.

그리고 정말 직업도 연령도 성별도 다른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터뷰집이라 하면 어느정도 인터뷰이를 예상하기 마련인데
그중 특히 18인중  서울에  거주하는 남성,의사 ,이성애자의 고학력자 두분은 의외의 인터뷰이였다.   한국사회에세 '권력자'인 위치의 인물에게서 나오는 대답은 뻔하지 않을까 갸우뚱했던 내 편견이 고스란히 깨졌다.

책을 읽고 난후 생각했다. 기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사람들, 강하지만 오만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사유하며 세상의 상처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는 뭘까 궁금했다.
아마도  은유의 '연결'이란 이름으로 묶였던 그 처음에 해답이 있을 것이다. 
"모든존재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의 근거가 된다."-p193

그 근거의 힘은 이토록 크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분노했지만 매번 '잠시'였던 내 세계도 어쩌면 서서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마음쿠션 빵빵히 잘 준비해둬야지 .



#밑줄긋기

P22 우리가 생각하는 저항에는 언제나 비장애인의 몸이 있거든요. 선동하는 몸, 뛰어난 이상과 신념, 정신력, 불굴의 의지, 이런것들을 가진 몸을 생각하나까 장애인들의 싸움이 하찮아보이죠, 생존을 위한 본능, 발악, 비명으로 생각하는데 남들 앞에서 절규한다는게 쉽지 않잖아요, 저는 누가 광장에서 운다는 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준비와 조건을 갖춘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그런게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인데 그럼에도 하는 것이 저항이죠. 저항은 차별의 반대말 같아요.

-인권기록활동가 홍은전
 

 P137 가난에 대한 정의는 더 풍부해져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목소리가 없다고 쉽게 말해왔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수적으로 드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들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가난에 대해 '아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캐시 박 홍) 한다. 고개 돌리면 가난을 피해 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가난이 사라진 사회는 불가능해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는 가능하다는 것, 서로가 서로의 곁을 지킨다면 가난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김중미는 기찻길 옆 공부방이란 한결 같은 풍경에 속함으로써 보여주고 있다.

-소설가 김중미
 

p291 이번에도 '점' 으로 얘기해보면 여러 점들이 모여 한 시절이 되는데, 어느시기에는 유독 하나의 점만을 크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 떨어져서 보면 그건 그냥 검은 점이고, 그 옆으로도 무척 빛나는 점들이 찍혀있음을 깨닫게도 되죠. 저는 어떤 호시절은 내가 어떤 삶을 살기로 마음 먹느냐에 따라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해요.
-시인 김현

 
📌 하니포터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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