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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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시대보다 쉽게 서로 닿을 수 있는 한편 쉽게 단절될 수 있는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닿고 이어질 수 있을까. 

조우리 작가의 신작소설<이어달리기>는 연작소설이다. 7인의 시점에서 7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시한부 성희는 죽음 직전 자신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한다. 그리고 7명의 조카들(혜주, 수영,지애,예리,태리, 소정, 아름)에게 한 가지씩 미션을 내어준다. 미션을 완료하면 성희의 유산을 상속 받을 수 있다. 성희의 마지막 미션을 치르며 각자의 파도를 넘고 배턴을 이어받아  인생의 한 챕터를 넘기게 된다.

서로  다른 세대의 7인의 여성이 성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신선하고 뭉클했다. 혈연으로나 어느 것 하나 엮이거나 닮지 않은 그들이 각자 어떤 미션을 어떻게 수행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성희는 이들에게 어릴적부터 미션이란 이름 아래 아낌없는 사랑과 지원을 보냈다.  자신이 좋아했던 친구들의 아이여서뿐만은 아니라 아이들이 아프지 않길 ,나쁜 어른을 만나지 않길 바란 성희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비중에 비해 그 서사는 입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은 있다.


P196. 네가 너무 많은 배턴을 받지 않길 바란다. 기억하지? 너무 무거우면 달리기 힘들어. 넘어질 수도 있어.


7인 중 마지막 인물인 아름의 이야기가 책의 표제작인 듯 했다. 선천적으로 약했고 그 탓인지, 늘 듣는 사람으로 자신의 짐은 물론 타인의 짐마저 매번 거절하지 못하고 이고 지는 아름에게 성희는 늘   타일렀다. 너무 많은 배턴을 받지 말라고 ,  배턴을 이어주라고. 아름은 성희가 장난스레 던져준 미션을 한번도 수행하지 않았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성희의 장례식 직전에서야 그 걸음을 뗐다. 사실 성희가 가장 마음 졸이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아름의 배턴터치가 계속 이어지길. 아름의 잘 듣는 장점이 곡해되지 않고 아름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넘어질때마다 서슴없이 마음을 나누어 주었던 어른 성희가 잊히지 않도록 느슨한 연대로 조금씩 나누고 기댈 수 있다면 ,  그 기운이 독자에게도 이어지길 바랐던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잔잔하게 밀려왔다.  이제 그들로부터 넘겨받은 배턴을 받아 달려야겠다.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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