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관하여 - 비로소 가능한 그 모든 시작들
정여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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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작가 정여울이 기록한 홀가분하고도 뜨거운 '마흔의 순간'들

 

 

이 책을 읽으며 새해 첫주를 보냈다. 스무 살 언저리쯤엔 상상하지도 않았던 서른다섯의 삶이 곁에 와 인사를 건넨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은 건지, 새해 안부를 건네는 친구들도 영 실감 나지 않는 눈치다. 서른을 통과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스물아홉 해 동안 지탱해 온 환경을 바꾸었고, 안착하기 위해 애를 썼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에 기뻐 가슴 벅찬 날들도 있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었다. 호기심은 넘쳐났다. 웅크려있던 마음이 조금씩 펴지고 일어나는 과정이었다. 편견과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스스로를 옭아매고 깎아내리던 못난 나를 버리기로 했다. 적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이제는 그 간절함에 몸을 맡기고 의연하게 살아 나아가야 할 때. 나에게 마흔까지의 시간은 조금 남았지만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안다. 꽃 한 송이를 사서 시들기까지 지켜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철마다 다르게 옷을 갈아입는 산과 바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때를 아는 성숙함이 좋다. 성실하게 하루를 살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시간이 존경스럽다. 누군가의 열정과 마음이 담긴 예술작품에 눈물이 날 때가 많다. 마흔에도 여전히 삶은 아름답고 가슴은 뛸 것이다. 이십 대의 활력과 생기는 없지만 주변과 스스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용기가 있길 바란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가 따뜻한 마흔, 내가 바라는 마흔이다. 작가가 건내는 따뜻한 응원에 마음이 무척 든든해졌다.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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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1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내면의 선택이다. 행복은 어떤 일에 대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우리의 주체적인 결단에서 우러나온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 그 무엇도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할 것이다.



p.93 마흔은 그렇다. 나 자신의 결핍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소홀한 사람이거나, 자신을 너무 훌륭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저마다 태생적인 결핍과 고쳐지지 않는 단점과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콤플렉스가 있다. 그것을 완전히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용기만이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마흔은 그렇게 나 자신의 모든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완전한 수용(total acceptance)‘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p. 151 내 뜨거운 눈물이 따라 흐르는 곳, 내 복잡한 머리가 아닌 내 천진한 마음이 따라가는 곳, 그런 곳에 담담히 머물면 된다. 나를 가슴 깊이 울리는 존재만이 내가 오래오래 마음을 두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다. 나를 감동시키는 존재만이 내 인생에 끼어들 권리가 있다.

p.194 마흔의 문턱이란 이렇다. 예전보다 더 섬세하게, 예전보다 더 폭넓게 타인의 인생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에게 매정하거나 야속했던 사람들의 편협함조차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나는 그런 편협함을 물려받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한다. 오해받는 일이 두려워 아예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않기보다는 ‘항상 오래 받을 준비‘를 하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용기도 생겼다. 미움받고 오해받고 지탄받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내가 진정한 나로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임을 이제는 알기에.

p. 267 사랑은 사치, 여행은 사치, 이런 식으로 소중한 것들을 미루어 되어버리면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 자체에 삼각 한 손상이 가해진다. 나에게 중요한 것들을 가장 먼저 지금 할 수 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나 시간이 아니라 ‘의지‘ 와 ‘용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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