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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굶어도 스타일은 굶지 않는다 - 4억 소녀 김예진의 발칙한 상상 & 스타일
김예진 지음 / 콜로세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온라인쇼핑몰을 기진맥진해질때까지 돌아다니곤 한다. 립합의 옷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당찬 이 소녀사장에 대한 개인적 관심때문에 간혹 들어가보곤 한다.
고졸에 그친 학력과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았다는 핸디캡을 예상보다 훨씬 의식하고 있었다.아무래도 업계 사람들의 태도나 학력 인플레로 인한 기이한 사회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국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한계가 그렇게 만들었겠지. 하지만 눈썰미 있고 부지런하고 무엇보다도 옷이 세상에서 젤 좋다는 그녀의 성공에 위와 같은 이유로 비아냥 거릴 자격 있으랴. 난 사실 김예진뿐 아니라 공들여 독자적인 컨셉트를 구축한, 나보다 나이어린 온라인 쇼핑몰 사장들을 흠모한다. 남들이 뭐라 그러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으셔요.
국밥 후루룩 들이키듯 단숨에 읽었다. 완독에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북카페에서 간식용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다. 쇼핑몰 창업에 관심이 있다거나 자신의 환경을 제약투성이라 생각하는 어린 친구들은 소장해도 좋을 책이다. 스타일링 팁은 패션월간지보다 훨씬 난이도가 낮으므로 막연하게 옷을 잘입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하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좋겠고..
학창시절 회고부분은 상당히 불편했다. 후배들에게 삥뜯어서 떡뽂이 코트를 구입하고, 스타일 '후진' 애들을 왕따시켰다는 전력을 반성없이 내보인다. 편집인과 무명작가의 도움을 받은겐지 필력은 어지간히 글을 써온 사람만큼 좋던데, 자아 성찰을 위한 공부는 더 해야겠어요 아가씨. 정말 뜨악했다고...
집이 어려워져 집안 가구들 뒤에 빨간 딱지가 붙어있던 상황에서도 명품백을 사기 위해 거금 70만원을 사기꾼에게 투척해버렸던 사연은 혹자에게 '철없다' 손가락질 받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겠다. 그런 시선에 대한 염려를 능가하는 그녀의 스타일에 대한 열정이 사실 이해가 되므로 내가 괜히 걱정이 되네..이곳은 된장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여성의 소비에 가혹한 동네,동시에 실제로 명품 추종이 심각하기도 한 동네이니..나는 명품족에 대한 비난의 근거로 명품을 소비하는 여성들의 허영심을 들먹이는 논의가 단선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