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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영화를 말하다 - 빛의 도시에서 만나는 시네마 라이프
김량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5월
평점 :
파리에 며칠 머물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영화도서관과 시네마테크 중심으로 돌아보고자 하여 이 책을 읽었어요.
예상을 능가하는 책이었습니다.
'파리'운운하는 제목을 보면 비위가 살짝 뒤틀리면서 어떤 피상적 감상으로 채워져있을지 경멸을 담아 대하곤 했는데요-'사랑해 파리'는 제목만 보고 외면했었더랬죠- 이 책속의 소개를 읽고 나서 마음을 바꿔먹었어요,-- 이 책은 담백하고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해냅니다. 파리라는 도시를 영화와 엮어 어떻게 탐색할 수 있을까, 라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쉽고 친절하게 쓰여져 있어요. 영화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도 재미나고요.
그런데 이러한 출발점에 서게되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요. 타깃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아쉬운 기획이에요.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작업을 하기에도 벅찬 일정일텐데, 저자가 발품 팔아가며 한국영화를 흥미롭게 여기는 프랑스의- 영화계 사람들을 찾아 한 인터뷰 부분이 저는 제일 좋았습니다.
이들의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일단 깊고 유연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한국영화들에 대한 정리가 명쾌하고도 색달랐습니다. 한국 매체에서 접해오던 관점과는 많이 달라 도움이 되었어요. 다른 문화권에 속한, 통찰력을 가진 이들이 한국에서 나온 표현물들을 열의를 가지고 들여다보았을 때 나오는 답들이었습니다. 한국영화가 가진 파워와, 모색할 방향을 동시에 짚어준 부분이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