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인생 - 아이필드 에세이
린위탕 지음, 김영수 옮김 / 아이필드 / 2003년 4월
절판


도학자들은 유머를 그들의 비명. 묘지. 주표 등과 같은 문장에서는 빼버릴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머를 인생 밖으로 내던질 수는 없었다. 인생은 영원히 유머로 충만해 있다. 그것은 마치 인생이 비참함. 성욕. 상상으로 영원히 충만해 있는 것과도 같다.-64쪽

평상시태도는 한가롭고 편안한 관찰로, 마치 ㅎ나바탕 실컷 먹고 난 다음 이제는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마음이 성급하지 않다. 인류의 장래를 그가 신경쓸 바 아니고 그가 신경쓰는 것은 인류의 눈 앞에 있는 진실과 형태의 정돈이다. 언젠가 인류가 체면, 과장, 허식, 자존, 허풍, 허위, 가식, 지나친 나약함 등을 잃든 간에 또 언제 어느 고ㅗㅅ에서 인간들이 멍해져서 자신을 기만하고 사치와 음욕을 부리고 우상을 숭배함으로써 황당한 일으 ㄹ저질러서 눈알이 콩알처럼 굴러다니고 바보처럼 미치광이처럼 떠들어대든 간에 또 어느때 인류가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거나 혹은 오만불손하고 남을 멸시하고 자기를 치켜세우거나 혹은 미궁에 빠져 깨닫지 못하고 이치에 맞지 ㅇ ㅏㄶ는 고집을 세우거나 혹은 독불 장군 노릇을 하며 잘난 체하든지 간에 또는 개인이거나 단체이거나 간에 그 위에 존재하는 신은 ㄱ도 부드럽고 따뜻한 해학의 뜻으 머금고 비스듬히 그들을 내려다보다가 이어 한바탕 맑은 구슷ㄹ이 옥 쟁반에 떨어지는 것 같은 웃음소리를 낸다. 이것이 바로 '희극적 정신(the comic spirit)이다. -67쪽

메리디스는 유머와 풍자를 아주 뛰어나게 구분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황당하고 가소로운 것을 발견하고서도 그에 대한 사랑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다면 희극적 개념(comic idea)의 통찰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도 당신에게서 가소로운 것으 발견했고 당신은 그것을 기꺼이 고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당신에게 그러한 통찰력이 있다는 것을 더욱 뚜렷이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이런 가소로운 것을 보고서 약가느이 냉혹함을 느끼고 중후함에 손상을 느낀다면 당신은 곧 풍자의 테두리 안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설사 당신이 뒹굴면서 비명을 질러대도록 그를 풍자의 몽둥이로 때리면서도 오히려 그저 말 속에 풍자를 섞어서 어느 정도 그를 치켜세워줌으로써 그로 하여금 사람들이 자신을 헐뜯고 있는지를 알아채지 못하게 했다면 당신은 곧 야유의 방법을 쓴 것이다.
만약 당신이 그저 사방팔방으로 비웃고 그를 떠밀어서 땅위에서 ㅟㅇ굴게 하고 거기에 한대 두들겨서 눈물까지 찔금 흘리게 하고 당신이 그와 마찬가지로 또 옆에 있는 사람과도 마찬가지로 그에 대해서 조금도 거리낌없이-69쪽

사실 유머와 풍자는 아주 가까운 것이긴 하나 굳이 풍자를 목적으로 삼지 않느다. 풍자는 언제나 매서움을 추구하는데 그 신랄함을 제거하고 겸허하고 담백한 심경에 도달하면 곧 유머가 되는 것이다. 유머를 추구한다면 그에 앞서 반드시 깊고 먼 마음의 경지가 있어 부처님의 자비로움 같은 것을 약간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문장의 화기는 세지 않게 되고 독자들은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볼 수 있다. 유머는 그저 차분하고 초연한 방관자로 늘 웃음 가운데 눈물을 머금고 눈물 가운데 웃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다. 그 문장은 맑고도 자연스러워, 익살처럼 지나치게 남의 눈을 끌지도 않고, 또 위트처럼 요령이 민첩하지도 않다. 유며의 문장은 완곡하고 호방한 가운데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어 당신이 어느 단락 어느 구절에서 웃음을 터뜨렸는지를 지적해낼 수 없게 하며 그저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심령이 트이고 가슴이 후련해질 따름이다. 그 까닭은 유머는 자연에서 나오고, 기지는 인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유머는 객관적이고 기지는 주관적이다. 유머는 겸허하고 담백하며 위트와 풍자는 날카롭다.
세상사를 꿰뚫어보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경쾌한-7-쪽

필치로 형식을 찾지 않고, 낡은 어조를 쓰지 않으며, 우물쭈물 도학적인 추태를 보이지 않으며, 사대부의 기쁨을 바라지 않고, 일반인의 환심을 얻으려 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유며를 써낸다. --쪽

우리의 생활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우리의 학문은 지나치게 엄숙하며 우리들의 철학은 너무도 의기소침하고 우리의 사상은 너무도 어지럽다. 이처럼 엄숙하고 어지로운 복잡성은 현재의 세계를 이렇게 처참한 세계로 만들고 말았다.
우리는 지금, 생활과 사상의 소박함이야말로 문명과 문화의 숭고하고도 건전한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동시에 문명이 그 소박함을 잃고 낡은 습속에 젖고 세상 물정에 닳아빠진 사람들이 다시는 천진하고 순박한 경지로 돌아오지 않을 때 문명은 곧 도처에서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날로 퇴보하고 말 것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인류의 지혜에는 아직도 어떤 힘이 남아 있어서 이런 모든 관념, 사상, 의도를 일소에 부치고 그 환경을 벗어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머리스트의 고유한 힘이다. 유머리스트가 사상이나 관념을 활용하는 것은 마치 골프나 당구 챔피언이 공으 다루는 것과도 같고 또 카우보이들이 밧줄을 능숙하게 쓰는 것과도 같다. 그들의 기술은 숙련의 결과로 얻어진 것으로 자신에 찬 경쾌한 기교인 것이다. -90쪽

경쾌하게 관념을 활용하는 사람만이 관념의 주도권자가 될 수 있으며 관념의 주도권자가 될수 있는 사람만이 관념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진지함은 따지고 보면 결국 노력의 표현에 지나지 않고 노력은 미숙하다는 증거일 뿐이다. 진지하고 엄숙한 작가란 관념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바보같고 침착함이 없어서 마치 졸부가 사교장에 온 것처럼 어리숙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것과 흡사하다. 그는 대단히 굳어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그의 관념잉 아직 자연스럽게 남과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91쪽

유머리스트는 사실에 가깝고 이론가는 관념에 매달린다. 관념과 관계를 맺으면 그의 사상은 아주 복잡하게 변한다. 반면에 유머리스트는 돌발적인 상식과 재치로 인간의 관념과 현실적인 모순을 들춫어낸다. 이렇게 해서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끊임없는 현실과의 접촉으로 유머리스트는 활력에 넘치고 경쾌한 감각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허세, 허위, 지식상의 난센스, 학술상의 실책, 사교상의 속임수 따위를 완전히 깨끗하게 씻어버리고 만다. 인류는 재치있게 변화하면 할수록 더욱더 슬기롭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단순하고 명쾌하게 해결된다. 유머의 사고방식이 보편적으로 성행할 때 비로소 생활과 사유의 소박함을 특성으로 하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신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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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영화를 말하다 - 빛의 도시에서 만나는 시네마 라이프
김량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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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김기영 회고전 기획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수석 프로그래머 장프랑수아 로제 Jean 한국영화는 한국현대사의 영향 많이 받아.정치적인 영향과 관련 깊은 예술이 영화. 그래서 한국 현대사도 공부.
한국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장르의 취약성이 아니라 장르의 뒤섞임입니다. 그것은 의식적인 형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형식으로 보입니다. 감각이 뒤섞이는 장르, 한국영화의 장르적 성격은 한국 음식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마치 비빔밥 같아요. 그것이 한국 영화의 특이성이 아닐까요. 다른 아시아 영화들과 비교 대상이 되는 장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
1980년대 시작된 아시아 영화 중흥기...그 당시 아시아 영화에서 나타난 현대성은 유럽 평론가들이 보기에는 앙드레 바쟁의 다큐멘터리 형식에 의식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말하자면 호우샤오셴의 미장센은 가식적인 요소를 거부하면서도 롱테이크와 같은 형식의 고정성을 강조하는 미장센이고, 왕자웨이의 영화세계는 광고 이미지 같은 스타일이 이 돋보입니다. 아시아 영화는 이 모든 것을 통합하고 있었거든요. 그러한 아시아 영화들과 한국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보다도 비주얼적인 요소-0쪽

그러한 아시아 영화들과 한국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보다도 비주얼적인 요소가 다르게 다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이미지', '영상'이 영화에서 중요한 형식으로 나타난다기보다 어떤 사건, 깜짝 놀랄 일에 대한 구성을 더 중요시합니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라 한국 영화 특유의 성격으로,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영화 예술 매체가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활동 영상적 성격,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에서 분출되는 한국적인 역동성, 바로 이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형식이 바로 한국 영화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기영 감독을 예로 들자면 그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충동적인 감정과 동물적인 욕망을 가장 언어도단적인 방식으로 벌거벗겨 놓았어요. 영화에서 느껴지는 잠재적인 에너지가 영화 속 인물들의 반응을 결정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에스파냐의 거장 루이스 브뉘엘의 영화 세계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세계에서 독창적인 면은 이성을 잃어가는 남녀가 자신들 스스로의 성적 욕망과 질투를 천덕스러움 속에 집어넣고 흔들리는 모습을 명민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역사에서 이러한 특이성에 대-0쪽

메자닌 영화사 부대표 클레르 트랭케


<살인의 추억>에서 한국을 가장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주인공들이 식사하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웃음)영화에서 식당이 보일 때마다 나는 거기서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을 느꼈어요. (웃음)특히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들이 용의자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허름한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데 차마 좋아 보이더군요. (웃음) 나는 그런 곳이 좋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런 식당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고 싶다니까요. 술도 엄청 마시고, 담배도 정말 많이 피우는 장면들이 잦은데 한국 사람들은 정말 그럴 것 같아요, 그렇죠?
한국영화에서 고주망태가 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장면은 그러한 관습이 없는 프랑스 관겍들에게는 매우 이국적으로 비춰진다. 트랭케는 한국영화에서 민족성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특유의 정체성에 관해서는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굳이 이야기하자면...도덕의 문제가 늘 화두가 되며 인간 관계에서 계급의식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경제계급의식도 한국영화에서 나타나는 정체성 같습니다. 김기덕의 경우 그러한 계급 체계를 전혀 존중하지 않고 부숴-00쪽

도미니크 파이니 Dominique Paini 퐁피두 문화센터 전시 관장 역임.
...<오! 수정> ...홍상수는 왜 자신의 영화에 유리와 같은 투명한 물질을 여기저기 배치했을까요? 영화 속 배경이 단지 겨울이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영화 속의 우연은 모두 미장센으로 작용합니다.
...홍상수의 영화는 다소 '비겁한' 픽션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탄탄하거나 구성적인 픽션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나는 그게 참 마음에 듭니다. 그는 내러티브의 일반적인 연속성에 매달려서 관객에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비슷한 장면 속에 헷갈리게 뒤섞어 놓는데 과거와 현재의 장면 전환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이지요.

클레르 드니 Claire Denis
나는 호우샤오셴의 영화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그러나 내가 한가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은 그 영화들이 품고 있는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에 내가 아시아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영화 자체를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영화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아주 강렬한 방법으로 알 수 있고, 또한 그 나라아ㅗ 그 나라 사람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0쪽

홍상수의 겨우가 그렇합니다. 그리고 나는 '아시아영화'라는 표현 자체를 즐기지 않습니다. 그런 표현 자체가 그 영화들의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홍상수의 영화는 세잔의 회화 작품을 연상시킵니다. 영화 속의 주제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힘을 조용히 분출하고 있어요. 그의 영화 속 주제는 인위성이 없고 솔직한 관점을 가리지도 않는, 벌거벗은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홍상수가 영화를 즉흥적으로 찍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든 장면은 세세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졌어요. 각 장면들은 서로 열려 있어 등장인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장면들은 방수벽처럼 막혀 있는 사회를 은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상수 영화의 이미지는 어떤 잔인하고도 강렬한 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킵니다...
...세잔의 경우 자신의 격렬한 성향을 자극하는 어떤 현실의 틈새들을 의심했는데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어요.-0쪽

나 가벼운 욕설을 퍼부으면서 자신의 감정을감췄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럴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또한 존겨하고 싶으 정도로 명료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잣신이 분노에 휩싸인 반항아에 불과하다고 느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를 혁명적인 사람으로 만들때는 그 스스로가 그러한 평가에 반감을 느꼈으며 그가 내뱉는 욕설에는 어떤 명백한 이유가 있었다"라고 조르주 리비에르는 세잔의 전기에서 쓰고 있습니다. ...내가 홍상수를 세잔과 비교하는 것을 홍상수가 어떻게 생각할지 무척 조심스럽지만, 세잔이 자신의 그림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듯이 홍상수의 영화 역시 우리의 공감을 절대적으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의 영화는 세잔의 그림처럼 우리들의 적극적이고 전체적인 가담을 원합니다.

프랑스에서 한국 영화 배급하는 데 선구자 역할 피에르 리시앙Pierre Rissient
한국영화 중흥기는 1950-60년대입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의 영화는 아주 중요하고 대단...1955년 이강천 <피아골> 보고 감탄-0쪽

유럽 관객이 '관조적인 동양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국적인 풍겨을 기대하면서...김기덕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성공이 그것을 설명해줍니다. 유럽인들은 센티멘털한 감성이 형식으로 절제되어 잘 구성된 동양영화를 좋아해요. 그리고 그 형식 또한 상당히 '동양적'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센티멘털리즘과 드라마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한국 대중영화에서 형식미 없이 표출되는 감정적인 영화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럽관객들에게는 안 먹혀요. 평론가들도 형식미가 없는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아요. .유럽 관객은 아시아 영화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인간의 감성이 다루어진 경우를 찾습니다. 형식 없이 감정만 넘친다면 영화적인 미학이 떨어지는데 미학이 떨어지는 감정적인 드라마는 유럽에서도 텔레비전 시리즐를 비롯해 쉽게 볼 수 있거든요.
...
홍상우의 영화에는 장면들에 열정이 숨어있는 점, 지속적으로 개인적인 스타일이 유지되는 점 등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것을 유럽영화이론에 걸맞는 유럽풍 한국영화라고 본다는 사실을 나는 솔직히 이해할 수 없군요.-0쪽

샤를 테송Charles Tesson 전 카예 뒤 시네마 편집장, 파리 제 3대학 영화과 교수
...
허진호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순진한 드라마를 이야기하면서 순수한 어리석음을 가까스로 모면하고 있습니다. 송능한 감독의 1997년작 <넘버 3>는 기괴한 페티시를 사용한 영화로 한계가 명확한 효과에 의지하면서 할리우드적인 모델을 '전사화'하는 영화작업에 몰두하고 있고요. 비록 그것이 '쉬리'처럼 매우 효과적이라 할지라도, 할리우드 영화의 '전사화'같은 한국 영화처럼 보일 뿐입니다. 이명세 감독의 1999년작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할리우드 영화를 본뜬 형식에서 벗어난 예외적인 영화로 한국 영화에 새로운 가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였지요.
제 3세대 한국영화는 프랑스 누벨바그 운동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한국 영화가 단시간만에 다양한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쪽

한국 영화는 역사가 짧고 장르의 굴곡이 분명하지 못한 이유로 작품성의 기준이 대중의 기호를 지배하지 못하고 상당히 유동적이고 불안한 균형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기술적인 발전에 비해 이론적인 영화학의 발전은 실망스러운 편이라 한국 작가주의 영화가 자리잡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이ㅣㅆ습니다. 여기에 감독들은 대중성과 상업성에 순응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잦고, 이것이 제3세대 한국영화의 성격을 드러내는 정신적인 환경이라고 봅니다.
...
한국 영화는 액션을 믿고 감정을 많이 믿고, 그것이 톤을 유지하고 영화에서 리듬감을 부여하며, 결국 이럴한 요소가 한국 영화의 형식이 되고 스타일이 됩니다. ...
한국적 멜로드라마는 한국 영화의 주제가 품고 있는 모순성을 드러내며,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도덕적인 압력이 불러일으킨 갈등 요소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한국적 드라마는 모순성이 강합니다. 한국영화의 주된 성격인 멜로드라마가 유교적인 이데올로기를 품고 육체적인 욕망과 성적 활동을 어떤 현실으 ㄹ위해서라도 부인하기를 즐기며, 감정의 순수함과 귀족성을 고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ㄱ쪽

동시에 임권택 감독의 영화와 같이 한국 특유의 정서인 '한'이 이러한 모순성으 걸쳐 멜로드라마의 주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한편,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이며 울분에 섞인 이야기를 서술하기도 합니다. ex) 극단적 보수주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접속''편지'

...
역사적인 배경에서 출발해 볼 때 한국 영화는 기본적으로 두 모델을 가지고 있어요. 하나는 잃어버린 구역(북한)에 대한 픽션으로서, 상실한 구역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한'이라는 ㅈ어서는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정서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만일의 경우 침범자로부터 방어해야 할 구역(남한)에 대한 픽션으로 첩보와 액션 장르를 말할 수 있는데 나는 이러한 장르를 고무적으로 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러한 장르의 영화가 미국 영화를 많이 모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몸에 대한 영화나 구역에 관한 영화, 혹은 남북 상황에 대한 감성적 드라마들은 모두 분리되고 폐쇄된 두 구역을 아래에 둔 채 하늘은 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린 하늘에 대한 집단 무의식적인 열망, 그 에너지를 한국 영화는 담고 있지요.
...-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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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영화를 말하다 - 빛의 도시에서 만나는 시네마 라이프
김량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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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며칠 머물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영화도서관과 시네마테크 중심으로 돌아보고자 하여 이 책을 읽었어요. 

예상을 능가하는 책이었습니다.  

'파리'운운하는 제목을 보면 비위가 살짝 뒤틀리면서 어떤 피상적 감상으로 채워져있을지 경멸을 담아 대하곤 했는데요-'사랑해 파리'는 제목만 보고 외면했었더랬죠- 이 책속의 소개를 읽고 나서 마음을 바꿔먹었어요,-- 이 책은 담백하고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해냅니다.  파리라는 도시를 영화와 엮어 어떻게 탐색할 수 있을까, 라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쉽고 친절하게 쓰여져 있어요. 영화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도 재미나고요.  

그런데  이러한 출발점에 서게되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요. 타깃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아쉬운 기획이에요.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작업을 하기에도 벅찬 일정일텐데, 저자가 발품 팔아가며 한국영화를 흥미롭게 여기는 프랑스의- 영화계 사람들을 찾아 한 인터뷰 부분이 저는 제일 좋았습니다.  

이들의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일단 깊고 유연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한국영화들에 대한 정리가 명쾌하고도 색달랐습니다. 한국 매체에서  접해오던 관점과는 많이 달라 도움이 되었어요. 다른 문화권에 속한, 통찰력을 가진 이들이 한국에서 나온 표현물들을 열의를 가지고 들여다보았을 때 나오는 답들이었습니다. 한국영화가 가진 파워와, 모색할 방향을 동시에 짚어준 부분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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