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이쌍스 그녀들의...심장 - 서울대 학생들의 발칙한 글쓰기
쥬이쌍스 지음 / 세이북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자신이 세상을 멋지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거라 믿었던 대학 신입생들 가운데 이상한 법칙과 이상한 변화들을 느끼면서 예상치 않은 맞딱뜨림에 당황한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젠더' 구별에 따라 규정되어 있는 행동거지, 욕망의 지도를 받아 앉게 되었을 때 자신들에게만 소급되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던 여대생들의 생각은 비로소 한발짝 나선다.

서울대 학생들이라는 집단의 특수성도 그러하거니와 '여대생'이라는 ('남대생'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집단은 상투적인 언어와 이미지로 채색되어 여대생들의 리얼리티를 은폐시켜왔다.  '쥬이쌍스 ...'의 미덕은 자신들이 대학에 들어와 맞딱뜨린 좌절스런 기억들을 복원하는 동시에, 엄마와 자매들을 비롯한 도처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여성들에 관한 언어들을 쏟아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위적이고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은밀하고 사적인 글쓰기를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읽는 이에게 전달한다.

때로는 감상에 치우치는가 싶지만 이들의 눈은 따뜻하다. 그리고 뿌듯하게도 휘둘림이 없는, 치기 없는 자기 선언이다. 옷가게에서, 술자리에서,  여관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이들의 눈은 가감없이 섬뜩하고 황당한 현실들을 낚아내 우리에게 펼쳐보여준다. 아린 기억이라도 독자들은 필자들과 언젠가 같은 순간을 공유했더라 되짚으며 치유해낼 수 있을 것이다.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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