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페이크 1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주인공 후지타가 보여주는 각 예술가들의 레조네(작품목록)와 미술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물감과 작가가 사용하던 나무틀까지도 꿰고 있음으로서 진품을 가려내는 감식안,감정능력, 뛰어난 복원능력이 전문만화로서의 쾌락을 선사한다.거기다 현재는 뒷거래로 진품을 매매하는 복제 미술품 화랑 'GALLERY FAKE'를 운영하고 있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큐레이터라는 전력이 그의 능력에 신뢰성을 더해주며 후지타를 돋보이게 한다. 다카다 미술관장으로 취임한 미타무라와 묘한 동류의식을 보이며 이야기 전개된다. 그녀를 수식하는 '미인관장'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남발되어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어떤면에선 X-FILE에서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와 유사성을 보인다.

단 후지타에게는 사기꾼적 기질을 첨가하고 그것을 은근한 매력으로 살리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또한 진품을 가리거나, 그에 관한 논쟁이 벌어질 때 후지타의 승리로 끝나곤 한다는 점에서,또한 '상처입은 <해바라기>'에피소드에서부터 등장하는 아랍왕족의 딸인 사라의 캐릭터가 철저히 주변적이라는 점에서도 은근히 후지타의 우월성을 내보여진다.첫번째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모네의 '볏집'을 농사꾼이었던 할아버지에게 선사하는 행동이나, 졸부 기업가의 호쿠사이에 대한 애정을 성공적으로 발현하도록 도와주는 장면들은 대중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보여 준다.

엄청난 액수로 낙찰되는 작품들과 전문가들의 세계를 살피며 다소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작품의 가치라는 것에 대한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것의 상품가치에 대해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속물적'태도는 이를 어느정도 경감시켜준다.'애국자의 트릭'에서는 작품의 국적과 그와 어긋나는 소유권이라는 민감한 문제도 다루고 있다. 여러 단발적 에피소드로 구성된 연유로, 심화된 문제의식을 담아내긴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을 막을 정도까지의 전문성은 쉬어가며 읽는데 부담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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