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워 Heat
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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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가 대학 졸업 후 논픽션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된 이후로는 도저히 소설에 재미를 붙일 수 없었다고 고백한 것이 떠오른다.

뉴요커 기자였던 양반이 이탈리아 레스토랑 주방의 노예가 되길 자처하여 처절하게 견뎌낸 일년,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날아가 르네상스 시대부터 내려져 온 레시피와 조리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 파스타 요리사와  고기를 다루는 데 있어 마스터라는 칭호가 손색없는 다리오 밑에서 수련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정말 이 사람의 근성은 대단하다 할 만 하다. 기자로서의 정체성 노출을 최소화 한 것은 전략적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언어로서 세상을 인식하는 글쟁이로서의 삶에서 다른 종류의 삶으로 완전한 전이를 이룬 탓일까? (빌 버포드가 주방에 들어온 이후 새로 채용된 요리사 가운데 전직 시인이었던 동료에 대해 셰프들은 '그녀는 불행히도 전직 시인이지요!'라고 커멘트한다. 요리의 세계에서 언어에 대한 날이 서있다는 것은, 언어에 천착한다는 것은 이꼴 잡생각 많음. 요리에 장애물로 작용할 뿐인 것.)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언어가 아닌 무언가가 이루어내는 세계로 진입했을 떄 나올 수 있는 값진 자료다, 이 책은.

 

유머 감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만들며

이탈리아 음식은 내 취향이 아닐것이라, 먹어보지도 않은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묘사로 가득한 300페이지의 글을 읽으며 짐작해 보았단다.

 

 

더불어, 빌 버포드는 자신이 일년 넘게 일한 레스토랑(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라는데...)에서 내놓는 음식의 레시피를 거리낌없이 읊어대는데, 이 책이 출간된 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전설적인' 주방장 다리오 바탈리와 충돌이 없었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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