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쿠바 여행 - 비전 청년의 세계일주
문종성 지음 / 가이드포스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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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인생을 바꾸려는 경향이 있고, 인생은 모험을 방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흐름을 거스르는 일은 언제나 외롭고 힘들다." -393쪽 

작년 가을에 '하바나 블루스'라는 영화를 봤다. 그 전까지 쿠바에 대해 아는 거라곤 체 게바라, 공산국가, 야구가 전부였고, 그 중 어느 하나도 관심사가 아니었던 관계로 쿠바 관련 영화를 봐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 포스터는 제 역할을 다 한 것이었다. 그런데 영화는 쿠바의 이미지를 회색의 먼지만 풀풀나는 사막같은 그림에서 오색찬란한 열대어가 헤엄치는 뜨거운 바다로 훌렁 바꿔놓았다.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만으로도 기꺼이 책값을 지불하는 나로서는, 미친듯이 우울했던 지난 반년간의 한국날씨를 사뿐히 잊게 해주는 표지 사진의 진하게 파란 하늘과 뽀얗게 하얀 구름, 샛노란 황토길이 너무 좋았다, 가보지 않았는데도.. 그런 세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자가 만난 쿠바사람들은 한국의 농촌인심처럼 정많고 때묻지 않은데다가 정열적이기까지 하다. 삶의 질과 풍족함이 물질로 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의 춤과 음악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면에는 부단히 타국으로의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서 꺾이는 꿈들도 많다. 

사람 사는 곳 어딘들 꿈이 없고, 행복과 희망, 사랑이 없겠냐마는, 저자의 사진에서 웃음짓는 쿠바인들은 팍팍해 보이는 일상을 살면서도 유난히 활력이 넘친다. 

어느 잔뜩 찌푸린 날, 감당못할 우울증이 밀려올 때, 그저 슬렁슬렁 책장을 넘겨가며 사진만 바라봐도 병이 치료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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