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자르면 라임 그림 동화 39
디디에 레비 지음, 피에르 바케즈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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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해서 그림책을 구입하지만 전적으로 제 취향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이 이쁘고 귀여우면 좋지만 가장 먼저 고려해서 선택하는 기준은 교훈 입니다. 그림 위주의 짧은 구성으로 이뤄진 그림책에서 거창한 교훈을 원하는 게 아니라 읽었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는 정도만 되면 괜찮습니다. 제가 읽었을 때 가졌던 느낌을 아이도 고스란히 받는 경우가 있어서 그림책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책이 꼭 아이들을 위한 전유물이 아닌 텍스트에 잠시 벗어나 그림을 통해 위로 받고 싶은 어른들의 책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그런 감정을 받게 해 준 책이 디디에 레비 저자의 <그물을 자르면>입니다. 상어 올로는 난파선에서 다양한 공구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집게발이 뒤틀린 게와 그물에 걸려서 다리가 온통 엉켜 버린 낙지, 온몸에 뾰족한 빨대가 빽빽하게 박혀 있는 농어 등을 고쳐주고, 돌봐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물에 갖힌 물고기들을 구하면서 고기잡이배들이 한바탕 난리가 났고 현상금을 내걸면서 잠수부와 잠수함들에게 잡히고 수족관에 갇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상어 올로를 중심으로 한 내용일 수 있지만 해양 쓰레기와 불법 어업 등으로 위기에 처한 바다 환경을 우회적으로 담아낸 저자의 취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안 그래도 해양 오염이 심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부분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고 그림책처럼 간접적인 표현 역시 그림책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이 독특하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 메조틴트 기법의 판화로 흑백의 대비를 표현했다고 하니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이나 아이에게는 색다른 시각적인 부분을 주기에 좋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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