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평민열전 - 평민의 눈으로 바라본 또다른 조선
허경진 지음 / 알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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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특이한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내가 그간 읽어온 역사책이 지배층 중심의 정치사에 너무 치중되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겠금 했던 책. 조선평민열전이라...책에서 어떤 인물들을 다루고 있을지 궁금했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인지도 무척 궁금했다.  평민들 중에서 유명한 몇몇의 삶을, 일대기로 다루는 방식일꺼라 예상했었는데 내 예상과는 많이 다른 구성이었다. 책을 쓴 이(?)라기보다는 "편역자"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래. 편역자 "허경진", "목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지금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다."(책앞날개)는 그의 이 책은 2002년 "조선위항문학사"라는 이름으로 출판이 됐던 책의 개정판이다. 조선시대 평민출신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향견문록"과 "희조질사", "호산외기"를 원전으로 하여 "110명의 인물들을 주로 직업에 따라 열여섯 가지 범주로 분류해 실었"(p15)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물들을 다루고 있고, 따라서 한 인물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기보다는 서너쪽 분량의 간략한 소개로 구성되어 있는 식이다. 너무 많은 인물들이고 내겐 낯선 인물들이다 보니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그나마 내가 이름을 들어본 인물이라면 반가움에 눈여겨 보게 되었지만, 그 외에 인물들은 너무 낯선데다가 단편적인 이야기들이라 "아.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하고 넘어가는 정도였기에 책 읽기가 많이 더뎠다. 그렇게 단편적이고 짧은 이야기일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에 대해 남겨진 자료가 너무도 적기 때문이리라...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대중적인 역사책이기보다는 연구사적으로 중요한 자료집의 성격이 있는 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인이야기가 많다. 내가 그 이름을 아는 인물은 드물었지만... 그래도 화가는 몇몇 아는 이름이 등장해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기인으로 유명했다는 최북의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칠칠(七七)이라는 그의 자는, 北이라는 그의 이름자를 둘로 나누어서 만들었다는 것도 재미있었고, 높은 벼슬아치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자기의 눈을 찔러서 애꾸가 되어버렸다는 사연도 특이한 인물...

 

   내게 이 책은 한꺼번에 정독해나가기보다는 옆에 두고 필요할 때, 궁금할 때 그 인물을 찾아보는 조선 평민에 관한 "사전"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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