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사 1 - 일본이 말하는 일본 제국사, 1926~1945 전전편戰前篇
한도 가즈토시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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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어서, 가까이 있는 나라임에도 참 낯설게 느껴진다. "일본"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일본 문화가 그나마 이 정도로 개방된 것도 불과 십여년 안팎의 일이고, 일본의 역사는 임진왜란을 배우면서 잠시,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를 겪어야 했던 36년간의 치욕적인 근대사를 배우면서 접한 것이 거의 전부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낯설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다. 

 

  일본이란 나라가 참 궁금했다. 우리 입장에서 본 일본의 역사가 아니라 일본인들은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참 궁금했다. 두 권짜리, 900여쪽을 훨씬 넘는 분량임에도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인이 쓴 일본 역사. "일본이 말하는 일본 제국사"가 부제인 [쇼와사 昭和史].  "'쇼와'란 일본 히로히토 천황 시대의 연호로서 쇼와사는 1926년부터 1989년까지의 역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순히 시기를 구분 짓는 의미를 넘어 시대의 상징적`문화적인 코드까지 함축하고 있다." 고 한다. 이 시기는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당한 시대와도 일정부분이 겹치기 때문에 일본의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까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선뜻 펴든 책이기도 하다.

 

    [쇼와사昭和史]를 쓴 이는, 한도 가즈토시. "작가이자 수필가, 역사소설가. [쇼와사] 출간 후 일본에서 크게 유명세를 탔으며, 일본 근현대사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양식있는 지성, 영향력있는 논객으로 유명하다."(책앞날개)는... 1930년생인 글쓴이는 자신의 삶의 궤적과도 상당부분 일치하는 쇼와사를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전체 두 권으로, 1권에서는 1926년부터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선언까지, 2권에서는 1945년 이후 1989년까지의 일본의 역사를, 정치사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학교에서 쇼와사를 거의 배우지 못했습니다."(1권 p447)는 편집자의 설득으로 쇼와사 강의를 위한 교습소를 열어 진행한 수업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1권,2권 각각 15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으며, 2권에서는 1989년까지의 쇼와사 전부가 아니라, 1973년정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권 전전편은, 사실 읽기가 어려워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일본근현대사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이리라. 1권에서는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주로 일본의 대내외적인 전쟁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내겐 낯선 인명과 지명, 사건의 연속이라 낯설기도 하고 너무 지엽적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본인이라면 자국의 역사니까 이 정도면 입문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외국인 독자를 상대로 기획된 책이 아니니까 말이다. "지은이 한도 가즈토시는 일본의 영향력 있는 논객이자 작가로서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일본인이 일반적으로 가진 역사의식을 솔직하게 객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본래의 의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다소 우리의 시각이나 의식과 다르더라도 가능한 한 원문에 가깝게 번역했다. 오히려 일본인의 역사의식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는 일러두기 그대로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서 나는, 일본의 역사도 궁금했지만 일본의 지식인이 당시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가 무척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야속하다 싶을만치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2권 전후편은 1권에 비해서 쉽게 잘 읽혀나갔다. 1권에서처럼 전쟁이나 내겐 낯선 일본 정치인들의 인명이 많이 나열되어 있지 않기도 했고, 일기나 신문, 자서전 등 다양한 사료를 통해 일본의 전후 역사를 생생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후 폐허가 된 일본. GHQ 점령하의 일본인들이 겪었던 패배감. 그렇지만 한국전쟁이라는 "신풍神風"을 통해 경제적으로 기사회생하게 되는 이야기며 눈부신 경제성장에 관한 이야기까지..

 

  일본은 이런 시대를 살아왔구나.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이 책의 전부를 내 것으로 소화시키진 못했지만, 가까운 나라 일본의 근현대사를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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