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럽사 2 -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근대 시민사회부터 유럽 통합까지
김시혁 지음 / 다산에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책을 읽었다. [통유럽사]1권과 2권. 얄팍한 독서이력이나마 그 중에서도 역사분야에 관심이 많아 역사책을 자주 읽는다. 그런데 "역사책"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우리 나라의 역사,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를 다룬 역사책에 편중된 독서였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좋아서 읽었던 책들이지만, 선택의 범위가 한정적이랄까. 게으름 탓에 열심히 찾아보지 않아서겠지만, (그리고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의 역사를 다룬 역사책이 아주 많고, 그 중에서도 조선사를 다룬 책이 많기에 그랬던 것 같다. 서양의 역사를 다룬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지엽적이거나 너무 광범위해 선뜻 손에 잡히지 않는 책들이 많았다는 건 핑계이려나. 서양역사의 틀을 잡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개론서의 방대함과 딱딱함에 식겁을(?) 했던 기억이 있는 터라 어떤 책을 읽어야 내게 도움이 될 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없기도 했다.
 

    [통유럽사]는 두 권으로 된 책이다. 1권은 316쪽, 2권은 301쪽.  분량면에서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을 다행으로 여기고 읽기 시작한 책. 더군다나 (흑백이라는 점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관련 사진, 그림자료, 지도가 큼직하게 들어가 있어 "읽기"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고 있다. 1권에서는 "그리스시대부터 근대까지", 2권에서는 "근대시민사회부터 유럽통합까지"를 다루고 있다.

    글쓴이는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을 "청소년층"으로 잡고 글을 쓴 모양이다. "~했단다", "~했던 거지." 등의 어투를 보자면.. 서양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의 길고긴 시간의 역사를, 이야기를 들려주듯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야기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식으로 글을 풀어나가고 있어, "뭔 소리 하는 거야?" 싶을만치 어렵거나 막히는 부분이 없이 읽어나갈 수 있는 점이 장점.

 

    간략하고 깔끔한 정황 설명도 서양사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간략하고 명확함에 종종 고개를 갸우뚱했던 부분이 있기도 했다. 주 독자층을 청소년으로 잡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기 때문인지, 일반적인 통설을 비판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종종 띄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부분. "심지어 로마 시가지가 불타고 있을 때도 치솟는 불길을 보며 노래를 불렀다는구나".(1권 105쪽) 폭군이라 불리는 로마의 황제 네로에 관한 설명인데, 그가 예술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글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학자들이 사실이 아니었던 걸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읽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대헌장에 서명해야했던 영국왕 존에 대해서 글쓴이는 그가 많은 전쟁을 통해 영토를 상실했다는 의미의 실지왕(失地王)으로만 설명하고 있는데,  "John I Lackland"에 대해서는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상속받을 땅이 없다는 "무지왕無地王"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니 오히려 그 쪽이 더 맞는 설명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지나가는 건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너무 지엽적인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는 걸까나... 간략한 설명의 장점과 역사를 보는 또다른 관점의 배제라는 단점이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러나 간략함의 간격을 "통박사의 역사 읽기"라는 작은 코너가 채워주고 있는 듯하다. "통박사의 역사 읽기"에서는 알아두면 괜찮을 법한 역사적인 인물에 관한 에피소드, 본문에서는 다루지 못한 역사적 사건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실려있다. 본문이 정치사 위주라면 이 부분은 문화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사를 읽다보면 서양사나 동양사나 혹은 국사나 2차세계대전의 종결과 함께 글을 마무리짓곤 하는 책을 많이 봐 왔는데, 이 책은 유럽의 최근(1990년대는 물론 2000년대까지)의 역사적인 사건에 관해서도 비교적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역사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아는 바가 적은 내겐, 서양역사의 틀을 잡는데 꽤나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큰 부담없이 이야기책을 읽듯 서양의 정치사를 개괄할 수 있는 책. [통유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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