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결사의 세계사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비밀결사라는 단어를 들으니 문득 어렸을 적 생각이 났다. tv에서 자주 방영해 주던 로봇이 나오는 어린이용 프로그램들에는 선과 악의 대립이 뚜렷했었다. 지구 혹은 전 우주를 지배하겠다고 나선 사악한 세력들과 맞서 싸우는 "우리 편". 늘 "우리 편"의 승리로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그 승리의 과정은 늘 아슬아슬한 것이어서, 마음을 졸이며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어린 마음에 나는, 정말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악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악당들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프리메이슨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리고 그 조직의 성격이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걸 알았을 때도 뭔가 음모론적인 상상을 했던 게 사실이다.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조직이 세상을 자신들의 뜻대로 지배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이 책이 비밀조직에 관해 내가 읽은 첫 책이라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을테다. 하지만 다행히도(!) 올 봄이었던가 이와 비슷한 성격의 책 [다크플랜]을 접한 적이 있어, 이 책이 내게 주는 충격효과는 다소 약했다. [다크플랜]과 이 책 [비밀결사의 세계사]는 비밀결사라는 독특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책이다. 600여쪽의 꽤나 두툼했던 [다크플랜]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 같은 일반대중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손'들에 의해서 세계의 역사가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일까 의심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 [비밀결사의 세계사]는 비밀 결사에 의한 세계 지배와 같은 일관적인 주제를 형성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로스트 심벌>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 소설읽기의 쾌청한 이해를 위한 매력적인 역사교양서!"라는 책의 광고문구처럼, 프리메이슨이나 유대게이트, 시온수도회 등의 비밀 결사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친다. 그리고 [다크플랜]과 다른 점이라면 글쓴이가 우리 나라 사람이라 프리메이슨 등 서양의 비밀 결사 말고도 중국이나 인도의 비밀 결사에 관해서도 간단하나마 소개해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번역된 글이 아니라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잇는 것은 프리메이슨과 유대인들의 조직에 관한 것이다. "그 모든 주장을 정리하면 일루미나티의 그림자가 보이는 역사적 사건으로 프랑스 혁명, 소련의 공산 혁명, 미국의 독립 혁명, 로마 교황, 케네디 암살, 찰스 맨슨, 록펠러 왕조, 뉴에이지 운동, UFO의 비행, 바코드의 사용 등을 들 수 있다...."(p171) "현대사는 프리메이슨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세계는 프리메이슨의 전략에 따라 움직여지게 될 것이다."(p191) 프리메이슨의 루시퍼 숭배에 관한 설명이나 바코드에 대한 설명, 그리고 시온 장로 의정서에 대한 설명은 가히 충격적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위험한 생각일지는 모르겠는데, 시온 장로 의정서로 알려진 그 문서를 읽으면서는,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그들이 오랜 역사를 통해 박해를 받아왔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비밀조직이니까 그 조직원이 아닌 외부 일반에 조직의 성격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조직원으로 알려진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만들어낸 엄청난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보고 있는 것 이면의 진실을 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것 역시 당연하지 않은가... "제3차 세계 대전은 시온주의자와 아랍인 사이에 일루미나티 알선자가 양측 의견 차이를 꼬투리 잡아 일으키게 된다. 세계적인 분쟁의 확대를 프리메이슨은 계획하고 있다."(p191)  메이슨의 교황이라는 앨버트 파이크가 마치니에게 보낸 비밀 서신 중의 일부라는데, 그 예언이 틀리기를....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깊이 관여했던 비밀 조직들에 대한 소개가 담긴 책. 하지만 어디까지 신뢰해야 할 지는 독자 개개인이 내려야 할 것 같다.

 

 

 

 덧붙임 ; 번역서가 아님에도 잦은 오자(誤字)는 책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였다.

185쪽 4줄 :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는 1290년 8월 17일, 오빠인 오스트리아 황제 레오폴드 2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218쪽 18줄 : 유대인이 이스라엘에 돌아가려는 운동에 대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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