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세계사 - 교과서는 못 가르쳐주는 KODEF 안보총서 13
남도현 지음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수식어는  "교과서는 못 가르쳐주는", 제목이 "발칙한 세계사"라는 다소 "발칙한" 책을 읽었다. 그래..? 발칙한 세계사라..?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길래 하는 궁금증에 책을 펼쳐들었다. "어려서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취미가 역사관련 책을 읽는 것이었다"(p4)고 밝히는 이 책의 글쓴이는, 그러나 역사와는 무관한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역사와는 큰 관련이 없다 싶은 직장에서 근무해온 비즈니스맨이다. 

 

   책 앞부분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역사를 보는 관점과 해석이 독특하면서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자의적이거나 추론적인 해석의 범위를 넘어 왜곡으로 가지 않는 한 이미 벌어지고 기록되어 있는 역사를 해석하는 데 어떤 자격제한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p41)고 말하는 글쓴이의 의견에 나 역시 공감하기 때문이리라.  칭기스칸과 조지6세(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父)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중국사에서 인도, 로마, 유럽근현대의 역사를 휙 둘러보며 그 연결고리를 찾아내기도 하고, 최근 들어 부쩍 우리 국민의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역사왜곡 관해서는 그 뿌리깊은 연원을 하나하나 캐내고 있기도 하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끊임없는 대립(하지만 그들은 화해했다.. 일본과 우리는...?)의 역사도 무척 흥미롭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 역사를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몇번이나 감탄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듯이 "교과서"를 통해서는 배우지도 못했고,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글쓴이의 관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컸다. (그 중엔 이란에는 마라톤이 없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까지..p101에 나와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처음 이 책을 읽으며 "톡 쏘는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신선함이, 김빠진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지루함으로의 감정의 변화를 경험한 것은 나뿐이려나...?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글쓴이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1,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이다. 점령, 돌파, 섬멸, 고립, 포위, 공중지원, 기습, 기갑장비, 선제공격, 사단, 방어, 전멸, 포로, 참패, 작전...과 같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쟁용어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에 있었던 국지전에 대한 이야기는 내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인지, 읽는 재미가 덜했고 다소 지루했다.  책의 뒷부분을 읽으면서는 이 책 제목은 "두 차례 세계대전 에피소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야했던...! 

     글쓴이의 관심사와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담아내려면 책이 조금 더 두꺼워야 할 것 같다. "세계사"라는 포괄적인 제목을 통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좁은 범위의 이야기에 치중하고 있어 다소 흥미가 떨어지긴 했지만, 재미있게 역사를 이야기하는 글쓴이를 만나게 된 것으로 이번엔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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