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지 키워드로 읽는 시민을 위한 조선사
임자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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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에서 던지고 있는 문제 의식이 흥미로웠다. "왜 우리는 '헬대한민국'이 아니라 '헬조선'이라고 말할까".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조선사를 재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두껍지 않은 책인데, 책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책 때문이 아니라 바쁜 일들도 있었고, 책보다는 tv에 눈이 더 갔던 탓도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서, 헝가리에서의 유람선 사고가 있었다. 무심히 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겠거니 하고 큰 관심 두지 않고 있다가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안타까운 마음에 뉴스를 계속해서 살펴봤던 시간이기도 하다. tv를 틀면 주로 뉴스만 보는데, 뉴스를 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헝가리에서의 안타까운 사고뿐만 아니라 뒤숭숭한 소식들이 많다. 뉴스를 볼 때마다 이런 뉴스 말고 좀 즐거운 뉴스가 없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제는 현충일이었다. 추념식을 tv로 직접 보진 못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대통령의 현충일에서의 발언을 가지고 또 이야기들이 많다. 김원봉과 관련된 논란인 모양이다. 마침 이 책의 마지막 10장은 이런 논란을 예상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적폐청산과 정권 교체라는 제목으로 김원봉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역사는 희한하게 마치 데자뷰라도 되는 냥, 겹쳐지고 포개지는 이야기들이 더러 있다. 우리가 아직 청산하지 못한 과거.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 그 이후의 논란을, 글쓴이는 충신과 역신으로 연결시켜 조선의 역사 속에서 이야기한다. 경종과 영조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영조의 손자 정조를 통해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적폐의 청산과 정권 교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글쓴이 임자헌은 "<일성록> 번역을 시작으로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으며 <조선 왕조실록> 현대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책앞날개)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동안 오늘의 언어가 아닌 과거의 언어 한문을 번역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내 일이 현재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수없이 고민했다."(p13)는 글쓴의 고민의 흔적이리라. 이 책의 성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제목을 보면 일반 대중을 위한 역사 강연집 같다. 내용을 보면 주권의식과 , 법치국가, 페미니즘, 국제외교, 기본소득, 정치개혁 등에 대해 현재와 과거를 교차비교하며 생각케 하는 글쓴이의 깊은 사색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를 끊임없이 들여다 보아야 하는 이유를 생각케 한 책이다.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역사 속에서 찾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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