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퓨지 - The Refug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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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CGV에서 친구들과

 

별 기대없이, 아는 것 없이 봐서 그런지 좋다

 

프랑스에 대해 환상이 없는데도

영화를 보고 나면,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고, 프랑스에 가고 싶어진다

사실 그리 밝고 아름다운 영화는 아닌데

아름답다

어쩜 그리 아름답게 표현했을까

프랑스는 아름다움에 대해 아는 나라 같다

 

 

파리의 고급 아파트에서 아름답고 젊은 연인 ‘무스’와 ‘루이’가 헤로인을 맞고 있다. 다음 날 아침, ‘루이’의 엄마는 마약 과다 복용으로 이미 시체가 된 ‘루이’와 혼수 상태에 빠진 ‘무스’를 발견한다. 깨어난 ‘무스’는 ‘루이’의 죽음과 자신이 임신이라는 소식에 충격에 빠진다. 절망한 무스는 파리를 떠나 한적한 해변가 마을에서 홀로 지내기로 한다. 몇 달 후, ‘루이’의 동생인 ‘폴’이 그녀의 은신처를 찾게 되고, ‘루이’와 ‘아기’의 존재로 연결된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네이버에 올라온 영화의 줄거리 이다.

 

 

#헤로인 연인

루이와 무스가 헤로인에 정신 못차릴 때,

환한 배경과 함께 멀끔한 두 사람이 서로를 어루만지는 장면이 나온다 약에 쩐 얼굴도 아니고, 밝고 환한 그 속에서

그리고 곧 루이는 죽는다

무엇이 그들을 헤로인으로 이끈 것일까

자신이 아빠라고 생각하는 첫 애인?

이복동생을 사랑하게 된 형?

절망의 배경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절망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다들 비슷한지도 모른다

헤로인이 아니라도 무언가 그들의 절망에 닿아있는 것이라면 그들은 무섭게 빠져들었을 것이다

그것이 돈이 되든, 섹스가 되든, 권력이 되든, 지식이 되든,

 

#바닷가 클럽

무스가 폴과 세르지(폴의 새 애인)를 따라 클럽에 간다

만삭인 배를 끌고 클럽에서 무스는 빛과 색과 사람들 사이에서 몸을 흔든다 누구도 내 몸에 손대지 못하게 혼자 몸을 흔든다

 

뱃속의 아이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느끼고 맛보지만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아직은 그 삶을 받아 안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루이스(무스와 루이의 아이)를 보는 폴의 눈빛을 보고 그 자리를 떠났을 거다 폴은 세르지를 통해 루이에 대한 마음이 어느 정도 채워지고, 다시 예전 삶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무스는 다르다

아이를 통해 어느 정도 위안 받을 수 있었던 마음과 달리, 삶의 문제는 다르다 그래서 무스는 루이스를 폴에게 아이를 두고 떠난 게 아닐까 '엄마'로서도 '무스'로서도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노래

루이가 베이스기타(맞겠지?)로 치던 노래

폴이 피아노로 치던 노래

불어의 발음은 어떤 악기처럼 음악에 참 잘 어울린다

 

#몸

무스역을 맡은 배우는 영화 촬영 때 실제 임신한 배우였다고 한다

몸이 무척 아름답다

폴의 몸도 아름답다

몸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영화다

 

#커피 한 사발

집에 온 손님에게 '커피 한 사발 드릴까요?' 라고 자막이 나왔다

나는 풉, 하고 웃었다

그러나 곧 정말 하얀 사기 그릇에 커피를 내왔다

손님은 그걸 숭늉 마시듯 원샷

친구가 유럽 어디선간 저렇게 커피를 마신다는 얘길 들었다고 했다

매력적이다

커피 사발

 

#뚜렷

요즘 케이블에서 자주 보이는 샤넬 루즈 광고를 참 좋아하는데

먼가 모호하고 몽환적인 매력이 있어서 이다

이 영화도 그렇다

루이라는 인물에 대해, 무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폴의 의도에 대해 모호하다 그러나 보이는 영상은 몸과 색채, 풍경으로 매력적이다 이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좋은 영화다

보시랍.

 

 

덧, 레퓨지 뮤비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464&mid=1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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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 - The Twilight Saga: Eclips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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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cgv 동생들과

 

 

몇년 전 '트와일라잇'이 흥행했을 때 나는 '렛미인'을 봤다

그 후에 결국 '뉴문'이 개봉할 쯤 케이블 방송을 통해 '트와일라잇'을 대충 봤을 뿐이다

동생의 강추로 보게 되었는데

뭐 그냥 그저그런

'트와일라잇'을 제대로 극장에서 봤더라면, 좋았다

했을지도 모르는데 '이클립스'는 그저그런, 그냥 10대 영화

 

 

% 번역의 아쉬움

10대의 감성을 자극하기엔 대사가 너무 삭막하고 밋밋해서 더 그저그랬다

분명 더 아름다운 언어로 포장 할 수 있을 법한 대사들이 너무 무던하게 지나가서 아쉽다 대사가 더 자극적이고 감각적이었다면 보다더 아름다웠을 텐데

 

% 영화 배경이 어디지?

알래스카인가? 배경이 참 좋다

그래서 감각적인 대사가 더 그리웠다

 

% 모두들 벨라를 사랑해

여주인공이 그렇지 머

그래도 난 늑대남 제이슨이 더 좋더라

 

% 집중할 초점을 조금만 더 명확히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졸업을 앞둔 10대의 불안함, 결정에 대한 두려움

명확히 다른 두 남자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내 마음

미래, 라는 두렵지만 매력적인 시간들

머 어쨋든 좀 어영부영 대충 엮어서 오히려 좋은 초점이 될 세 가지 모두 흐릿하게 되서 아쉽

 

이구, 이래저래 아쉽고 그저그런 영화였네

동생이 보여준건데...

 

신문에서는 그동안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여성을 위한 영화였다면 이번 영화는 남성을 위한 액션이 있다고 하는데......

'트와일라잇'시리즈는 여성을 위한 영화다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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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etr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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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네마, 혼자

 
 

친구가 좋다고 해서 봤는데
친구의 극찬은 듣지말걸 그랬다
확실히 기대치가 생겨버리면 무엇이든 반토막밖에 얻지 못한다

 
어쨋든
 

친구의 말만큼 감동을 느끼진 못해 좀 아쉽지만
그게 아니라도 무척 아름다운 영화다
 

이창동 감독의 전작 <밀양>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도 이 자체로 좋다

보시라, 다들 꼭 보시라
 

김용택 시인도 나오고 황병승 시인도 나온다
두 시인이 나오는 장면에선 나도모르게 풋

 
 

나는 영화가 끝나고

진심으로 사는 것이 어떤 일인가 생각했다

주인공 미자 할머니는 진심으로 살고 있다

병원에서 만난 자살한 학생의 어머니의 울부짖음에 진심으로 걱정하고 간병겸 파출부 일도 진심을 다하고 외손주에게도 멀리 있는 딸에게도, 그리고 진심으로 시를 쓰고 싶어 한다

진심으로 시를 쓰고 싶어하는 그 눈빛은

진심으로 살고 싶어하는 눈빛과 같아서

나는 자꾸 부끄러워지고 부끄러워졌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긴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그저 보시라

 

 

# 기억남는 장면 하나

시낭송회에 간 미자 할머니가 자작시낭송을 마친 아주머니 옆으로 가서 묻는다

시상을 어떻게 떠올려요? 어떻게 해야 시를 쓰죠?

둘의 대화내용보다 기억에 남는 건 대화 내내

아주머니를 간절히 바라보는 미자 할머니의 눈빛과

단 한번도 미자 할머니를 보지 않고 빗겨간 시선으로 말하던 아주머니

 

글을 배운다고 이러고 있는데,

글공부를 무슨 훈장이나 격식 혹은 우월의식을 갖기 위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같은 사람은 여기 이러고 있음 안되나 싶기도 하여 좌절하고, 그래도 아니다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 한다 해서 힘내기도 하고 머 그렇다

난 그냥 서운한 사람 없이 한사람한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싶을 뿐이다 아- 나의 세계는 참 소소하구나

 

 

# 기억에 남는 장면 둘

시강좌시간 '나의 아름다운 순간'에 대해 발표하는데,

불륜이지만 사랑에 빠진 이야기

늦게 얻은 태양같은 아이 이야기

어렵게 얻은 1000에 8만원짜리 임대주택 이야기

미자 할머니는 아주 어린 시절

아픈 엄마가 누워있고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언니가 자신을 돌봐준 이야기를 꺼낸다 자기가 3-4살쯤되었을 듯한 최초의 기억이라고 말한 '예쁘지, 우리 미자 예쁘다 이리온' 그 말에 아장아장 따라가던 자신의 걸음

눈물을 흘리는 예순이 넘은 미자 할머니

 

영화를 보기 전 친구가 이 질문을 나에게도 했다

나도 뭐 어떤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나의 첫 기억, 나를 예쁘다고 불러주고 따스하게 안아주던 그 첫 기억 나의 처음이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면 나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아름다운 미자 할머니의 삶은 아름다웠다

 

 

# 기억에 남는 장면 셋

영화 초반 미자 할머니가 간병겸파출부일을 하는 슈퍼에 갔을때

카메라는 슈퍼 입구를 한참 비추며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재잘거리는 아이들 목소리, 계산하는 아줌마 소리 등등

그리고 자연스럽게 미자 할머니가 등장한다

근데 문득 이창동 영화에선 낯설지 않은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주인공 입장하고 씬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참 그곳의 다른 사람들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인물들이 등장하고 움직이고 살아간다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이 좋은 편이고

오늘 영화관에서 옆자리 앉은 여자가 자꾸 나갔다 오고 전화기 켜고 앞자리 사람은 몸뚱이 가만히 안 있고 왔다갔다 움직이고 뒷자리 사람은 자꾸 나갔다 오며 의자 툭툭 치고...

집중에 좋은 자린 아니어서

한번 더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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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의사 선생님 - Dear Docto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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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선재에서 동생이랑
 

자매가 더 많이 싸울까
형제가 더 많이 싸울까
남매가 더 많이 싸울까?

 
모처럼 토욜, 동생과 영화보러 선재까지 가서
결국 싸우고 돌아왔다

 
머 어쨌든

 
보고 싶었던 영화는 중간에 쪼오끔 지루했지만
그래도 굿굿!!


난 또 찔끔 눈물을 흘렸고
동생은 또 우냐? 라는 표정으로 눈을 흘겼다

 

 
처음부터 의사가 의사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했다
추리라기에 의사가 왜 사라졌나보다는 사라져서 어디갔나를 추적하나보다 했다
그런데 완젼 잘못 짚었다

 

 ☆ 의사선생님은 마을의 우상이다

마을 노인들을 구석구석 살펴주고 찾아가 도와주고 그들과 함께, 그들 안에서, 그들의 위하여 살아간다

 
긴병에 효자없다고 마을에서 제일 나이많은 영감이 돌아가셨다
아무래도 점심에 먹은 초밥이 문제인 듯 싶은데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의사 선생님의 손이 멈춘다
조용히 앞치마를 부여잡는 손주며느리의 손을 본 것이다
손주며느리는 오랜 병수발에 지칠대로 지쳤다
의사 선생님은 그대로 운명하셨다 말하고
손주며느리는 그제야 앞치마를 움켜쥔 손을 놓는다
의사 선생님은 죽은 영감의 몸을 일으켜 등을 두드리며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감 목에 걸린 초밥이 튀어나오고 영감은 살아난다

 
귀신이 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할머니가 있다
한참 얘기를 들어주던 중
할머니 집에 약배달을 온 제약회사 직원이 빗자루를 들고
귀신과 싸우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약을 먹기 시작한다

 

 
의사선생님은 사실 의료기기 외판원이었을 뿐이다
시골마을에 의사가 필요해 의사선생님을 모시러 도시로 간 이장이
공무원들 정기검진을 할때 의사들 차에 타고 있던 '이노'를
의사인줄 알고 모셔온 것이고
병원 드나들며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으로 '이노'는 의사행세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를 알아본 제약회사 직원은 이를 빌미로 자신의 약을 그 마을에 정기적으로 팔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노'는 처음에 왜 의사가 아니라고 말 못했을까?

 

☆ 비가 많이 오던 날 산사태가 난다

흙더미에 깔린 마을 주민이 실려오고 어깨가 많이 부었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빨리 큰 병원으로 옮겨야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급성 기흉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촌각을 다투는 삶과 죽음이 기로에 있다
그 보건소 간호사는 응급실에 있었던 간호사였고
환자의 상태를 보고 바로 기흉인 걸 알고 빨리 폐를 찔러 공기를 빼야한다며 준비를 하고, 바늘을 '이노'에게 넘긴다
'이노'는 그 바늘을 받지 않고 망설인다

 간호사는 의사의 실체에 놀라지만 자기가 찌를 순 없으니 어서 받으라고 한다
'이노'는 바늘을 받아들고, 실습나온 의대생 몰래 간호사의 눈짓으로 무사히 바늘을 찔러 살리고, 큰 병원으로 옮긴다
큰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동안 '이노'는 캄캄한 창밖만 바라본다
그리고 그 옆,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이노'는 텅빈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다 발걸음을 옮긴다
발을 반쯤 걸쳤을 때, 환자가 나오고
사람들은 환자가 나오자마자 '이노'를 부른다

"의사 선생님"

'이노'는 발걸음을 거둬 그들에게 간다

 

진짜 의사가 아니지만, 차마 그들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계속 그들과 함께 그렇게 있게 된 '이노'

 

 
☆ 마을 병원에 오지 않는 한 할머니가 있다

할아버지가 병으로 죽은 후 혼자 사는 할머니
그녀의 셋째 딸은 대학병원 의사다
그래서 '이노'는 그 할머니를 진료하길 꺼린다
어느날 빈혈로 쓰러진 할머니를 동네 청년들이 발견하여
의사 선생님을 부른다

그간 쌓은 지식으로 진료를 하니, 할머니는 위암일지도 모를 상태
하지만 진료를 거부하는 할머니
'이노'는 슬적 진료용 후레쉬를 그 집 장농 아래 굴려두고
늦은 밤 다시 찾아와 말동무가 되어주고 밥을 얻어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할머니는 다음날 진료를 받으러 나온다

자신의 병이 심각한 걸 아는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어 말하기 무척 꺼려한다
'이노'는 그런 할머니 편이 되어 위궤양이라 해준다

딸들이 일년에 한번 할아버지 기일에 할머니를 찾아온다
셋째딸은 엄마의 약봉지를 발견하고 의사선생님을 만나러온다

 
할머니와 약속대로 대학병원 의사인 셋째딸 앞에서
위궤양이라고 둘러대던 '이노'는
그녀가 의심을 거두고 엄마에게는 내년에나 올 거란 말을 듣고

잠깐 앉아 기다리라 말하곤 그대로 나가 사라진다

길에서 만난 제약회사 직원에서
할머니의 진짜 내시경 사진, 위암으로 구멍이 뚫린 위 사진을 보내고 말이다

 
'이노'는 진짜 의사는 아니었지만, 많은 죽음을 늦추고
많은 죽음을 인정해주었다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고 살리는 일은 자신이 할 수 없다

내년이면 죽어 없을지도 모를 할머니, 셋째딸에게 그런 일년 후를 줄 순 없었던 '이노'

 

 

☆ 그리고 '이노'는 어느 공중전화에서 집으로 전화를 건다

의사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였다
이제는 치매로 아들의 목소리도 못 알아듣는 아버지
'이노'는 울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모르는 아버지에게 고백한다

"사실은 아버지 후레쉬 내가 잃어버렸어요."
"사실은 아버지 후레쉬 내가 훔쳤어요."

 
비오는 밤, '이노'의 고백이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을 의사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의사가 되어주었다 이것은 '이노'의 욕심이었다

 

 
☆ '이노'를 추적하던 형사들 앞에서

제약회사 직원은 끝까지 몰랐던 듯 모르는 척 한다
그러나 형사들이 '이노'가 사람들을 속인 사기꾼이라 몰아세우니까

 
정신을 잃은 듯 앉은 의자에서 뒤로 넘어간다
옆에 앉은 형사가 재빨리 잡아준다
제약회사 직원은 말한다

당신은 나를 사랑합니까?
사랑하지 않는데 왜 나를 잡아주십니까?
'이노'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 형사들은 '이노'를 사기꾼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아무도 '이노'를 나쁘게 말하지 않는다
셋째딸마저도 그저 "그라면 어머니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주었을까요?"라고 그저 그것이 궁금할 뿐이라고 한다

 
셋째딸 대학병원에 입원한 할머니 앞에
급식직원으로 변장한 '이노'가 찾아온다

 
할머니를 보고 허허 웃는 이노
할머니는 이노를 보고 살포시 웃는다

 

 

 
선한 사람은 욕심마저도 선하다
그에게는 오직 자신의 양심만이 두려울 뿐이다

 
일본 영화를 보면 아주 소소하고 뻔한 이야기를
소소하지 않게 뻔하지 않게 만들어서 참 좋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의 그릇이 거기까지인가 싶을 때도 있다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특별한 이야기가 좋을 뿐이다
우린 모두 평범하고 특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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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데이 - Leap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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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 원래는 넷이 보기로 했는데 어쩌다보니 아는 동생과 둘이 보게 되었다


성당 사람들과 함께 볼 영화를 고르고 고르다 고른 영화
너무 가벼운 건 싫고
너무 무거운 건 좀 그렇고
적당한 영화를 찾다가 고른
근데 꽤 괜찮은 영화

  

! 로맨틱 코미디?

머 굳이 장르를 물어본다면 그렇게 대답해야겠지
그런데 언제부턴가 로맨틱코미디 라는 장르가 과장으로 얼버무려진 그저그런 얘기가 되었는데 이건, 오- 담백한데

 
얘기는 뻔하다
4년간 연애했는데 청혼 안 하는 남자에게
아일랜드에서는 윤달 마지막 날에 여자가 청혼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만 믿고
아일랜드로 출장간 남친을 찾아가던 여자가
폭우로 비행기가 엉뚱한 곳에 내려 엉뚱한 남자와 남친이 있는 더블린 도시로 가는 내용이다

당연히 여자는 엉뚱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타고가던 차가 강물에 빠진다던가, 부부 행세를 하다 키스를 한다던가 이런 로맨틱코미디 장르다운 장면들과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도 담백하다
고것참...


! 아일랜드

이나영이 나온 드라마 '아일랜드'가 생각났다 그냥 생각만 났다
영화 속 아일랜드는 멋있다
끝없는 평원과 바다, 작은 마을, 사람들, 돌담
언뜻 분위기가 제주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둘다 섬이라서 그런가?

암튼 멋있다 무지 멋있다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


! 데블린

아일랜드 남자가 멋있단 소릴 들은 거 같다
멋있다
남자주인공인 '데블린'역을 맡은 배우는 '제레미 아이언스'를 닮았다 게다가 길다 무척 길다
멋진 풍경에 멋진 남자라니...


조조영화로 나에겐 무척 이른 시간에 본 영화지만
졸지 않고 다 봤다
 

! 담백

로맨틱코미디 다운 장면이 꽤 많이 등장하지만 그런데도 담백한 것은 아마도 인물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자는 아파트 코디네이터이다
안 팔리는 아파트를 예쁘게 꾸며서 팔고, 장식한 것들은 다시 걷어가는 말 그대로 꾸며서 파는 사기꾼이다
여자의 남친은 심장전문의다
밥먹다가도 아이폰으로 전송되는 수술장면 사진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4년을 함께 살았는데도, 함께 살 고급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면서도 청혼을 안 한다
남자는 아일랜드 시골마을에서 술집겸 여관주인 겸 택시운전사이다
망해가던 술집을 약혼녀와 친구와 동업하여 일으켜놓으니
약혼녀는 친구와 도망가버렸다, 도시로

여자는 자신의 남친에 대해 설명할 때 늘 '심장전문의'라고 말했다 그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4년간 사귄 남친인데도
남자는 사랑은 웃기는 일이고, 결혼식은 최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락 깊은 곳엔 그 사진이 남아있다
여자의 남친은 고급아파트에서 보수적 시선으로 결혼하지 않은 동거는 입주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딱히 안 할 이유도 없어서 청혼한다
 

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인물들이 다 과장없이 담백하고 솔직해서

보기 좋았다

내 가슴이 설레였던 건 단순히 아름다운 아일랜드나 멋진 남자주인공 때문이 아니라 그 담백함에 움직인 것이다

 

이렇게 담백한 로맨틱코미디 영화라니, 사랑스럽다
그냥 보시라
연인이든 친구든 혼자든 벗꽃이 지기 전에 보시라

 

그리고 생각해보자
집에서 불이 났다 그런데 60초의 여유가 있어 먼가 들고 나올 수 있다면, 무엇을 들고 나올 것인가?
나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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