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위의 불길 1 - 휴고상 수상작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8
버너 빈지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심연 위의 불길>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딱히 없어서 그랬는지 참 막연하고 추상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그러나 책을 펴들고 읽어나가다가 다음 문장을 읽는 순간 왜 이런 제목이어야 하는지 한줄기 빛이 지나간 마냥 확 깨달았다. 

"<역외권>하고 그 아래는 심해를 닮았고, 우리는 바로 그 심연 속에서 헤엄치는 생물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너무나도 수심이 깊은 탓에, 해면에 사는 생물들은 제아무리 우월하다고 해도 쉽게 우리를 건드릴 수는 없어요." - <심연 위의 불길 1> p.155 

라브나의 표현대로 이 비유는 매우 쓸모가 있었다. 심연은 광대한 바다와도 같은 우주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록 기압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주도 그랬던 것이다! 이를테면 빛의 속도가 달라진다든지, 사는 생물의 지능도 다르다든지 등등. 이렇게 매력적인 우주라니! 여기에 통신 네트워크와 다인족이라는 군체 생물에 대한 설정을 더하니 말 그대로 판타스틱하다. 뉴스그룹,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보면 이것이 근 20년 전에 쓰였다고는 믿을 수 없다. 책 뒤표지에 써있는 '예언적 비전을 종횡무진으로 구사'한다는 설명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처음 몇 페이지는 진입 장벽이 있는 편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더뎌서 답답했지만 어느 한 순간이 지나서 몰입해서 읽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어떤 때는 빛의 속도보다도 빠르게 우주를 여행하다가, 다음 순간에는 군체 생물의 시야로 여러 군데를 동시에 바라보며 사고음으로 개체간 소통을 경험해본다. 쉴새 없이 핑핑 돌아가며 마지막에 다다른, 책 말미에 있는 용어사전은 정말 멋지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정말 2011년 새해 복받은 기분이다. 2권이 너무나 기다려져서 그냥은 못 기다리고 빨리 내주십사 이렇게라도 표현하고자 되지도 않는 글을 힘겹게 썼다. 제발 2권을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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