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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ㅣ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이미 염세주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관한 책을 펼치기 전, 이 책이 코로나 시국에 예전보다 다소 비관적으로 변한 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던 것이 무색했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이번 신간을 통해 우리는 개성 강한 쇼펜하우어가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값진 시간들과, 그 결실로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손쉽게 만나볼 수가 있다.
삶을 사는 것이 우리에게 고통인 이유는 인간의 욕망이 완전하게 충족될 수 없는 무한한 그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여자를 혐오하고 인간을 하찮게 본 그의 염인주의가 여실히 드러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자세는 고통에 주저앉아 버리는 비관주의와는 차이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인간의 본질을 철저히 인정하고 고통의 기원임을 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 이를 벗어나 행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성향이 곧 나에게 역경을 주기도 하고 그 속에서 나를 구원해 줄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마치 내게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듯, 각자 성격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함을 기억할 것.
<살려달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에서 말하듯이, 견디기 힘든 하루 하루를 버티는 것 자체만으로 현재 우리들은 위대한 업적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또 죽음이 반드시 비극이거나 소멸인 것도 아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발상을 전환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