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지 않고 핵심만 말하는 법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업무를 옮겨 사람들을 대면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예전에는 이해 못했던 주변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좋게 말해서 나는 사회성이 좋아졌고 나쁘게 보자면 말이 많아졌다. 낯선 사람과도 친밀한 사람과도 그 어떤 이야기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기 위하여 이 사람에게 했던 말을 저 사람에게 또 하고 때로는 같은 사람에게 동일한 이야기를 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남자친구에게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는 것이 그의 이해를 돕는 일이라 믿었다가 오히려 상대가 그 내용을 기억조차 하지 못할 때 섭섭함을 느꼈다. 더욱이 직장에서 나는 직속상사보다 경영진에게 직보할 일이 많아졌다. 한정된 시간에 골자만 이야기 해야하는데 오히려 긴장하여 더 장황해진다. 담백해야 하는데 당황하고 격양된다. 


이러한 상황 속 공통된 문제는 무엇일까. 하고자 하려는 말의 '90퍼센트를 버리고 10배 정확하게 전달하라(들어가는 말 중에서)'는 저자의 서론이 허를 찔렀다.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했다. 요약력은 재능이기 보다는 습관에 가깝고 책에 소개된 3단계 훈련은 요약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기술이다. 요약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인풋을 늘려야 한다는 야마구치 다쿠로의 지침은 나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평소 다양한 내용의 지식을 접해보아야 빠르게 경중의 무게를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글쓰기 연습은 곧 말하기 능력이자,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크리에이터의 필수 역량이기도 하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이든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 길어지면 필시 지루해질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하고픈 말 대신 상대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어야 상대에게 나에 대한 호감을 심어줄 것이다. 궁극에는 표정이나 행동과 같은 비언어적인 내용도 요약할 줄 알아야 한다는데, 여기까지는 당장은 어렵게 느껴진다. 엘리베이터 피치를 연습하다보면 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은 그 보다 훨씬 길어 여유가 생길 듯 하다. 이 시간부터 나는 역지사지 하여 내 말을 듣는 사람이 고민하는 것, 우선 과제라고 느끼는 것, 또는 그가 원하는 것을 캐치해야 한다. 죽어서라도 꼭 말해야 하는 한마디를 정하고 입 밖으로 뱉기 위하여 평소에도 간결하게 한 마디로 말하는 버릇을 들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