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는 연습 - 남들 앞에서도 나답게
전훈 지음 / 여름오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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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나 무대에서 당차게 끼를 펼치는 연예인 혹은 배우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자신감을 부러워 한 적 있을 것이다. 특히 나는 가장 산만한 드라마 촬영장에서 모든 스텝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에서, 큐 사인과 함께 바로 상황에 몰입하는 연기자들을 보면 위대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는 저자 전 훈 연출가의 말처럼 오랜 시간 반복된 집중력 훈련과 노력의 산물이리라.

 

나 역시 대학교 때부터 연기수업이나 지도를 받은 적 있지만 오랜만에 활자로 접한 연기 트레이닝은 참 재미있었다. 연기는 내 안에 없는 새로운 모습을 배워 연습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먼저 내 안에 있는 감각을 깨우고 잠자고 있던 면모를 표현해 내는 것, 내 앞의 상대방에 집중하고 그의 말을 듣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법에 기반한 다양한 연기 훈련의 실습교본이다. 그 중에는 집중의 원을 설정하여 집중하고 그 영역을 점차 넓여 가는 몰입의 방법이 있다. 발성, 발음, 화성과 같은 기술적인 내용과 코르크마개를 물고 연습하는 등 구체적인 셀프트레이닝 방법도 소개한다. [남의 입장이 되어 말해보기] 연습은 비단 연기 뿐 아니라 일상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데 틀림없이 도움이 된다.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컵을 잡는 방법]을 읽으니 몇 해 전이 떠올랐다. 당시 나의 연기 선생님은 나에게 주방에서 요리를 해 보라고 했다. 평소 집에서 요리라고는 해 본 적이 없고 연기적 상상력도 부족했던 내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상상의 주방이 있는 것처럼 재료를 썰고 불을 지피는 것이 얼마나 불편했는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3시간 같이 길던 30분가량이 지나고 선생님은 그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셨는데 그 때 생각했다. 내가 더 잘 느끼고 표현하려면 그만한 경험치도 필요하다고, 그래야 곤란한 상황이 닥쳐도 책의 훈련처럼 스스로 상상하고 평소처럼 행동할 수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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