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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력 -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손희주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정서적 폭력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대표적인 감정폭력의 일환으로 가스라이팅을 들 수 있다. 상황을 조작해 타인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며 타인에 대한 정신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일컫는 이 용어는 최근 들어
자주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와 코미디언 존 올리버의 일화를 그 예로 소개했다. 트럼프가 올리버가 자신을 몇 차례나 토크쇼에 초대하였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공공연히 밝혔는데 사실 올리버는 트럼프와
일면식이 있는 사이도 아니며 그를 초대한 적도 연락을 취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당당함을 넘어선 뻔뻔한
트럼프의 거짓말이 반복되자 올리버는 점차 프로그램 관계자나 자신의 측근이 트럼프를 초대한 적이 있는 게 아닌지 혹은 자신이 그를 초대했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올리버가 결코 정신적으로 유약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정신적 조작과 세뇌의 영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신적 폭력은 중대한 스트레스를 신체에 야기하며, 이것이 지속될 경우 뇌를 변형시키고 면역체계를 망가뜨릴 정도로 위험하다. 또한
그 가해자는 때로는 피해자의 아주 가깝고 소중한 사람으로 애정이라는 탈을 쓰고 피해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우리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부모와 자식, 연인이나 부부,
직장 동료 간의 인간관계에서 흔히 자행되고 있는 폭력의 예를 들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우리는 가해자를 인식하고 폭력의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애쓰며, 참지
않고 스스로 폭력에 저항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