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가치는 내가 결정한다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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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 받았던지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책. 국내에 번역된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제목과 원서의 제목 <Your Erroneous Zones>의 간극이 커 보였다. 책을 읽고나니 타인의 감정에 연연하던 오류지대를 벗어나 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이기주의자가 행복의 길이라는 메시지가 양 제목을 모두 아우름을 알았다. 저자는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책의 두 가지 대전제를 설명했는데 나는 이 책의 프롤로그부터 강하게 매료되었다.

첫 번째 전제는 나는 내 감정을 제어할 수 있어 감정은 나의 지극한 ‘선택사항’이라는 점이다. 똑같은 실직, 질병, 이별과 같은 상황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이 있고 분명 의연한 사람도 있다. 이는 나를 둘러싼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처하는 내 생각과 자세가 곧 나의 감정을 좌우함을 알려준다. 즉, 감정이란 어떠한 상황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이 반영된 결과물이며, 내가 화가 난 것은 나의 책임이지 남자친구의 탓도 상사의 책임도 아니다. 화를 내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도 결국 그 어떤 감정을 갖든 내 몫의 자유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것.

최근에 나는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를 테면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는 경우, 변명부터 하는 나의 어투를 발견했다. 아니 여기서 변명이라는 말조차 잘못되었다. 사전에 따르면 변명이란,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하여 구실을 대며 그 까닭을 말하는 것인데,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의무가 아니듯 거절하는 것 역시 잘못이나 실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웨인 다이어가 이상하게 자리한 습관적인 화법을 고민하던 나의 허를 찔렀다. 나는 남에게 욕먹고 싶지 않았던 맘에 이리 저리 둘러대며 없어 보이는 변명을 만들었던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반대한다고 하여 속상해하거나 화를 낼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말한 것이 누가 보아도 문제가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그에 변명을 늘어놓을 필요도 없다.

 

_1.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_2. 내가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이다.

 

두 번째 전제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 대한 자책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나의 세트를 이루어 현재를 만끽하는 것을 방해하는 데,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는 삼십 평생 나의 전문분야였다. 자책한다 한들지나온 과거는 절대 바꿀 수 없으며, 자책감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데 도움을 주기보다 더 큰 괴로움만 안겨준다. 자책감은 주입식 교육과 획일적 문화의 산물일 뿐 실제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가령 성적인 욕구를 부끄러이 숨겨야 하는 우리 사회 속 여성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게 하고자 꼬리표 떼기를 제안했는데 그 연습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굉장했다. 나는 길눈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내세워 나를 합리화하는 대신에, 그 꼬리표를 떼고 스스로 길을 익히려 도전해본다. 예전의 나에서 벗어나 이 순간에 집중하도록 새로이 노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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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도 불안감을 증폭시킬 뿐 앞 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실제로 걱정하는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걱정하는 습관을하루 아침에 없앨 수 없거든 책에서 권하는 대로 하루에 일정한 ‘걱정 시간’을 설정해보자. 그 외의 시간에는 걱정을 ‘걱정 시간’으로 미뤄 버릇하는 것인데 이 훈련은 기대 이상으로 효율적이다. 마찬가지로 화가 날 때에는 잠시 동안 화를 내지 않도록 목표를 설정해 볼 수 있다. 10초간 심호흡을 하고 화를 참기에 성공했다면 그 다음엔 15초 목표. 이 시간을 점점 늘려가며 내 감정에 대한 지휘권을 점차 강화하는 똑똑한 사람이 되어보고자 한다. 세상만사도 인간관계도 옳고 그름으로 칼로 자르듯 나뉘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판단할 수 없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불공평이라는 이름의 허상을 없애면, 마음 속 가득한 이 억울함도 분노도 설 곳을 잃게 되지 않을까.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해도 괜찮단다.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좋고 갑자기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리라. 도전이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는 다고 해도 그것이 내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모험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강인한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올바른 선택이란 없다. 또 다른 선택이 있을 뿐이다. 완벽한 선택을 고민하다가는 우물쭈물 무기력해질 뿐이며 되레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의 결정 하나가 내 인생을 통째로 좌지우지 할 리 없다고. 별 일 아니니 대수롭지 않게 초연해지자,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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